3월이 시작되면서 봄비가 내렸다. 산하가 오랜만에 비에 젖고, 아마 비를 타고 봄의 전령이 내려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봄은 멀게만 느껴진다.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는 3월이지만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마음이 무겁다.
올해부터 전면 실시되는 주5일제 수업이 주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불만과 우려가 팽팽하지만 사실상 시행에 들어갔다.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교사들은 자기계발 시간을 가지며, 학부모도 가정교육과 함께 자녀와의 체험학습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토요일에도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맞벌이 가정이나 저소득층 가정, 농어촌 가정들은 걱정이 더 늘어났다.
주5일제 수업은 교육의 양극화 심화는 물론 궁극적으로 빈부격차까지 심화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학원이나 사교육으로 내 몰리는 경우 사교육비 증가로 오히려 부정적 측면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토요 방과 후 학교, 토요 돌봄교실, 토요 스포츠데이 등의 프로그램으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벌써 학원들은 재빠르게 학생들을 유혹하고 교육당국의 대책보다 발빠르게 주말 특수를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첫째 토요일의 전국 초중고생의 학교 프로그램 참여율은 10%을 밑돌았다.
또한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도 초등학생이었고,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토요 돌봄교실의 참여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준비와 홍보부족, 첫째주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학교당국의 철저한 수요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 밖에 믿고 맡길 곳이 없는 저소득층 부모로서는 질 높은 학교 프로그램이 최선이다.
단순히 비슷한 프로그램을 일률적으로 운영하기보다는 지역실정과 거점학교별로 특성화 된 프로그램을 통해 효율적 토요일이 될 수 있기를 학부모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도 지방교육청과 협조해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역학생들의 문화적 소양도 넓히고 가까운 장래에 문화시민으로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5일제 수업이 학부모의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당국의 세심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교육당국은 정규교육 과정에서 심화 또는 보충학습이 가능하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 시장이 팽창하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취약계층이 교육과 관련한 소외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주5일제 수업이 잘 정착되도록 지자체도 학교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저소득층과 중산층 학생들이 학력,문화, 체력 등에서 골고루 교육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더구나 학교폭력이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 컴퓨터 게임에 빠지거나 거리에서 방황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도 생산적 토요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