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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말, 새로 생긴 말
최 필 동 수필가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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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14  16: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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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널 시대가 되고 대중의 방송 출연이 잦아지며 일상으로 쓰는 ‘나’가 ‘저’로, ‘우리’가 ‘저의[저희]’로 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저의나라’가 됐고 이를 오용이라 해 교정이 되긴 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언젠가 우리 외교관이 유엔총회에 가서 ‘저희 정부’라 하는 일도 있었다. 
‘나라’에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집’, ‘우리학교’에 왜 겸양어(謙讓語)를 써야 하는가 말이다.    그런데 정작 있어야 할 염치와 겸양이 그렇고 검소, 근검절약, 솔선수범도 사어가 됐다. 게다가 금도(襟度)와 정의, 양식, 이성 등도 모두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반면 오만, 자화자찬, 내로남불, 춘풍추상(春風秋霜·남에겐 봄바람, 내겐 가을서리)이 전성기(풍년)를 맞았다.
염치없는 사람이 한둘일까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자 윤미향이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이듯 참 뻔뻔한 자다. 지금도 금배지 달고 세비 받아먹는 속된 말로 얌체다. 그에겐 이성과 양식이 죽은 지 오래다.
현 대통령과 당선인이 우여곡절 끝에 만나 화기애애로 갈 줄 알았는데 청와대 특활비(김정숙 부인 의상비와 액세서리 등) 문제가 터지니 첨예한 대립각으로 변했다. 지금도 진행형이다. 시민단체가 공개하라고 소송을 걸어 승소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항소를 한 상황이다. 
그렇게 당당하고 떳떳하면 공개하면 간단히 끝날 일을 ‘국가 안보’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의상비, 구두 값 받은 사람은 현금이라 했는데 준 쪽은 카드 결제했다니 국민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나. 거짓말도 ‘입을 맞춰야’ 하는데 참 서툴다. 차 값 몇 천원도 카드 결제하는 시대인데 왜 거추장스레 현금 뭉치를 들고 가 결제를 하는가 말이다.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더 기막힌 일은 카드나 현금이나 모두 사비라는 궁색한 변명을 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은 코로나에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까지 덮쳐 3중고인데 청와대 김정숙 여사는 옷이 176벌, 구두 60여 켤레 등이라니, 근근도생 서민 입장에선 지나친 사치라 할 수밖에 없다. 물론 개인 ‘김정숙’이 아니라 나라를 상징하고 국격을 갖춰 공적 역할을 하려면 예를 갖추는 것이 상례(常禮)이긴 하지만, 그래도 국민 눈높이를 조금은 배려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겸손함은 찾을 수 없었으며 어딜 봐도 과시욕으로 보였다. 심하게 말하면 오로지 항룡(亢龍·지극히 높은 지위)에 취한 듯했다. 군림하고 끝없이 향유하는 모양새였다. 어느 변호사가, “높은 산에 오를 때 언젠가 내려갈 것을 생각하고, 호기(豪氣) 부리지 말고 겸허하라” 했다.
6·25 전후 보릿고개, 춘궁기를 이겨내며 더 잘 살아보자고 허리띠를 조여 매던 때가 있었다. 이른바 산업화사회의 출발이었다. 그럴 때 ‘근검절약’이 절박한 화두였다. 하지만 지금의 이 풍요로운 세태에 나 같은 고루한 ‘꼰대’나 하는 ‘근검절약’이 얼마나 공허한 소린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초호화에 가까울 만큼의 ‘치레’에 몰입하는 듯하니 그게 눈 설다는 말이다. 오로지 치레 만끽(滿喫) 뿐이었다. 그래서 근검절약이 사어가 됐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검소도 함께 묻혀버리고 말았다. 세계 100대기업에 드는 현대 정주영 회장은 해진 구두 뒤창도 갈아가며 신었다는데…. 
국비이든 사비이든 근검절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아낄 줄도 아는 ‘국모’였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출처는 남의 일이고 마구 쓰는 모습을 보니 ‘주머닛돈이 쌈짓돈’이 떠오르고, 고전 ‘흥부전’에서 놀부가 흥청거린 노래 ‘네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네~, 아니 내 돈이다아…!’를 비켜갈 수가 없다. 게다가 대통령과의 해외 순방도 아닌데 홀로 전용기 타고 관광을 했다니 이게 바로 ‘흥부전’이다. 여기 비하면 몇 만 원의 ‘법카’를 쓴 혜경궁의 먹거리는 어쩌면 ‘국모’보다는 갸륵(?)한 면도 있으니 좀 아이러니다.   
솔선수범도 마찬가지다. 부와 명예와 권력까지 다 가졌다고 겸양도 없고 소탈함도 없는, 독선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면 중후(重厚)한 ‘국모’의 모습이 아닐 뿐더러 위상(位相)에도 맞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결국 그 말도 사어가 됐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앞서 전성기를 맞은 자화자찬과 내로남불이라 했는데, K방역은 당초와는 다르게 지금은 꼴찌 수준인데도 민망하지도 않는지 ‘백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도 ‘소주성’은 이 코로나 시대에도 의미 있는 성과라 소리치고 이로 인해 경제대국이 됐다 한다. 또 국고를 한강물처럼 퍼다 쓴 ‘한국판 뉴딜정책’은 성공했다고 45명에게 훈장 잔치도 했다. 이 정부 한 고위 관료는, “한국판 뉴딜 등의 정부 주도 경제 계획은 시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먹거리를 만들어낼 부뚜막까지 깨부쉈다”고 직격했다. 게다가 자화자찬의 결정판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책도 내어 호기를 부린 일이다. 임기 마지막을 인지하고 방호막을 치려는지 참 씁쓸하다. 
새 정부 내각이 구성되려는데 벌써 심하게 말하면 절치부심 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이른바 폐기된 ‘7대 기준’으로 선전포고문(?)을 흘리고 있으니 말이다. 집권 초기 그들이 내세웠지만 이 기준에 결려도 막무가내 임명하고 말았으니, 이거야말로 전형적 내로남불이요 춘풍추상에 다름아니었다. 또 조민은 훈풍이고 김건희는 추상으로 몰고 가니 ‘조로김불’의 신조어도 나왔다.
우리는 지금, 근검절약과 솔선수범 등이 사라지고, 새로 생긴 말 자화자찬과 내로남불에다 춘풍추상의 전성시대에 살고 있다. 

기고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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