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인지 바람기인지 자주 둥지(사는집)를 옮기는  筆者의 생활 방식이 동(動)하여  이곳에 정착한 것이 벌써 달포가 지났다. 물론 이사 전에도 직장 관련으로 이곳을 생쥐 살강(초가집 부엌의 선반) 밑구멍 드나들 듯 하던 곳이니 별반 낯선 곳도 아니지만,  이곳에 적응기간이 필요 하였고 겨우 한숨 돌리는 모양새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단순 노동력이 주간을 이루던 사회가 점차 세심하고 복잡해져 다양하고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무수한 종류의 직업이 생겨나면서 농촌이 거의  노령화와 저인구화로 변한 것은 두말 할 여지가 없지만  오늘의 이야기와 무관하니 생략하고, 여하간 이집도 노인 두 분이 복되게 사시다가 할아버님이 가시고 할머님이 홀로 몇 년을 거주하시다가 빛나는 그곳으로 가시고 빈 집으로  있는 것을 筆者가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집을 개조하거나 구입 하는 것은 나의 성격과도 상이하고 낭비라고 생각하기에 될 수 있으면 그냥 사용한다. 할머님이 천국 가신 것이  몇 년이 지났다 하는데 상주(喪主)님들이 슬픔의 승화로 그러하였는지 아니면 부모님의 정을 남기고자 하였는지, 모자라는 筆者가 가렴 할 수 조차 없지만 방 귀퉁이에 장례식에 사용 하였던 물품과 음식(술과 음료)이 남아 있어서, 고려국의 멸망을 필마(匹馬)로 돌아보며 노래한 그 시인이 생각났다.
밝음이 게으름으로 눈곱을 대롱대롱 달고 있는 시점이고, 새벽 종소리가 울리지 않아서 햇살도 나오지 않고 있는 미명(未明)의 마당에도 온갖 잡새들은 배고픔과 사랑 고픔을 보상 받을 요량으로 지저귐을 노래하니 筆者는 에덴공원(월 오만원의 달 셋집)에서 귀여운 강아지와 뽀뽀하기에 정신없으니 이 순간은 박근혜 대통령도 부럽지 않다.
대통령님은 국정(國政)을 살피시니 영광에 따르는 걱정 근심도 많이 있을 것이니, 지금은  어머님께 문안 전화 드리는 것 외에는 아무 꺼릴 것 없는 筆者가 더 행복 할 것이고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공원의 한 귀퉁이에 몇 십 년 아니 수 백 년은 됨직한  대추나무 한그루가 있다. ‘대추나무 연 걸리듯’이란 말도 있지만 잔가지가 수년을 손질  못 본 상태이니 잔가지가 너무 많아서 숨쉬기가 어려울 듯 보였다. 나무 전체가 어릴 때 筆者의 고향집 마당 귀퉁이에 있던 높은 미루나무 꼭대기에 있던 까치집을 보는 듯하여 답답하였다.
대추는 새가지에 열매가 열리는 과일이라지만 너무 답답하고 더울까봐 톱과 전지가위로 자르고 꺽고 치고 하면서  그야말로 생쇼(온갖발광)를 하여 겨우 까치집 모양은 시원한 모양으로 변화되어 갔다. 그 후부터 이 집은 까치집이란 별칭으로 부르기로 했다.
옆집 할머님께서 ‘대추나무는 영양분 흡수률이 높아서  옆에 다른 작물을 못 자라게 한다’ 하시지만 너무 외로울 듯하여 호박이랑 상추 모종을  심어놓고 보니 보기에 좋았다.
까치라도 한 쌍이 와서 같이 살아 주면 정말 좋으련만 그 많은 새들의 오케스트라 속에  까치소리는 없다. 워낙 겁이 많고 경계심(警戒心)이 많은  조류라 올 리가 없다는 사실을 차라리 모르고 싶었다. 겁이 많아 나무 최고 높은 가지에 앉아서 조금이라도 낯선 움직임이 보이면 경계경보를 보내는 것을 우리네 조상님들은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라는 아름다운 속담을 키우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곳에 까치 한 쌍을 이주시킬 요량으로 새 집(鳥宅) 한 동(棟)을 지워줌도 즐거운 일 아닌가?
보리쌀 한 말로 해 길던 윤사월도 넘 나늘던 지혜를 물려받은 筆者가 먹던 밥 한 덩이 푸욱 나누워 주면 친구 될 텐데. 까치야 너랑 걱정 말고 와서 살기만 해라.
햇살도 오지 못한 시원한  시간을 이렇게 행복과 즐거움을 비빔밥하여 먹었으니 筆者는 참으로 福 된 사람이라 오늘도 막노동(소위 노가다) 현장에 가면 좋은 동료를 만날 것이다.
힘들 때 도와 줄 것이고, 욕설도 없을 것이며, 술 취한 푸념도 없을 것이며, 땀내 나는 모습으로 목욕탕을 가도 눈살을 찌뿌리지 않을 것이다. 
아니 나의 땀내가 향기롭다고 카운트에 앉아 졸고 있던 나이 많으나 젊은 그 사람이 버선발로 달려 나와 반겨 줄 것이다.
그러면 나의 영혼은 또 그렇게 행복 한 달란트를 저축하여 줄 것이다. 나는 까치집을 정말 잘 정리 한 것 같다.

** 대중 독자분을 대표하여 주신 손회장님의 충고와 김종순님의 격려를 반영 하느라고  조금 아이러니 한 글로 올려드렸습니다. 더욱 다듬고 재미있는 글을 올리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