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한 분위기 막걸리‘술술’
이른 새벽의 피곤함도 잊은 채/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버스가 씽씽 내 달립니다/ 띠띠 띠띠 띠띠 빵빵~♬~/ 산에는 울긋불긋 꽃대궐/ 배꽃들의 하얀 입맞춤,/ 고향 가는 길을 고운 햇살이/ 너무나 찬란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반가운 임들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벌써부터 콩닥 콩닥~/ 활짝 핀 봄날의 추억으로 반겨줄/ 그리운 언니, 오빠들을 떠올리면서/ 만면에 하얀 미소가 활짝~
지난달 13일 재경향우회에서는 버스 4대를 맞춰 대가야체험축제에 참가하기위해 시청에서 6시 30분, 양재에서 7시 정시에 고향방문길에 올랐다.
3호차에서는 운수면과 우곡면 향우들이 초면임에도 서로 인사도 나누고, 자기소개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맛있는 김밥으로 허기도 달래고, 막걸리 한잔에 찐한 우정도 나눴다.
꽉 찬 버스였지만, 서로 자리를 양보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막걸리가 술술 넘어가는 기분을 만끽했다.
가끔은 차창 밖으로 내달리는 봄 풍경에 넋을 잃고 나른해지는 봄의 환몽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11시 경 마지막 차편으로 군청에 도착하니 곽용환 군수와 여러 고향어르신들이 반갑게 환영해 줬다.
옛 가야인들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가락을 즐길 줄 알았다는 서석홍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문화관광부 10대 우수축제에 선정돼 정부지원금 3억원을 지원 받은 대가야체험축제를 맘껏 즐겨달라는 곽 군수의 환영사가 있었으며, 간단한 공식행사를 끝내고 단체사진도 찍은 뒤 개별시간에 들어갔다.
군청에 먼저 나와 있는 우곡면장의 안내로 행사장을 한 바퀴 돌고나서 12시 경 맛있는 식사를 하러 행사장내 식당을 찾았다. 운수면 아지매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벌써부터 운수향우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면장이 파전에 막걸리를 한상 내오고 옛날 아버지가 장에 가셔서 돼지고기 한 근을 사오시면 무 숭숭 썰어 넣고 온가족이 둘러 앉아 먹었던 시원한 국물 맛 그대로의 국밥 한 그릇씩을 시켜 먹으며 쌓인 피로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었다.
면장이 재경우곡향우들을 위해서 메론 한 상자씩 선물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점심까지 화끈하게 쏘시겠다는 걸 만류하며, 서석홍 회장은 고향사랑으로 정성스럽게 챙겨주신 식권을 모아 편한 마음으로 계산을 하고 나왔다.
1시에 있는 전국노래자랑 녹화장 가기위해 셔틀버스를 타러갔는데 차량질서를 위해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는 군청에 근무하는 최영철 선배을 그 자리서 만날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도착해보니 넓은 광장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으며 산 아래 하얀 싸리 꽃들이 우리들을 반기며 바람결에 하늘하늘 나부끼고 있었다.
발랄한 가수 현숙을 선두로 홍진경, 오승근, 유기준 등의 초대가수와 사이사이 신청자들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유연한 몸놀림의 밸리 댄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아지매의 뽕짝 메들리에 이어 어느 노인은 발로 끈을 매달아 북을 치고 하모니카를 부르고 그 장단에 송해 씨의 구수한 노랫가락이 흘러나오고 추억어린 악기연주에 관람객들이 신명이 났다.
밀보리 익을 때쯤 하모니카 소리에 동네처녀들이 바람이 났었다는 한 토막 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수한 사회자의 입담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국노래자랑의 녹화장에 우리가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곽 군수의 520년 대가야역사의 소개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기원을 위해 노력 중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구수한 목소리로 ‘울고 넘는 박달재’를 열창해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마침 까페 운영자 선배한테서 전화가 걸려와 정란언니가 보고 싶어 한다기에 한걸음에 행사장으로 달려왔다. 고령군의 마당발 정란언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뒤편에서 이정국 총장이 마을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어서 잠깐 모시고 와서 합석해 까페 운영자들의 단합의 자리가 되기도 했다.
또한 보건소에 근무하는 같은 마을의 진숙언니를 호출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동네 소꼽친구가 나를 만나기 위해 대구에서 달려와 줘 세 명이 극적인 상봉을 했다.
내일이면 중학교 동기들 산행이 계룡산에서 있는 날이라 만남이 예견되는 상황임에도 한걸음에 달려와 준 친구가 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요리 조리 폼도 잡으며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보건소에서 차려놓은 부스를 찾아가 다문화 체험을 위해 각 나라의 의상도 걸쳐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 쯤 귀경길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군청에 집결하기 위해 친구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오랜만에 맛보는 친구와의 봄날의 화사한 꿈같은 추억을 곱게 접으며 짧은 만남 긴 여운을 남긴 채 그렇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군청에 도착해보니 이정국 총장은 혼자서 각 차에 실을 음식들이며 선물들을 모사 떡 나누듯이 배분을 하고 있었다.
또한 마당 한 켠에서는 덕곡에서 트럭에 실려 갓 올라온 미나리들이 싱싱한 맛을 자랑하며 귀경손님들의 발길을 잡고 있었다.
그 향긋한 맛에 반해 미나리 한 단을 사고 차에 올라와보니 우곡면민회 곽상문 회장이 이미 미나리를 한 단씩 선물해 주었다고 하기에 마침 그 소문을 듣고 운수면이 고향이신 마을 아지매가 먹고 싶어 하길래 나눠주었다.
이제 대가야체험축제는 명실공이 문화관광부 우수축제 10위안에 드는 명성에 걸맞게 군관민이 함께 치러내는 내실 있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고령인들의 대축제가 전국에 흩어진 고령인들을 한자리에 다시 불러 모으고, 삼국시대 이전의 시대 1500년 전 역사를 재현하면서 역사를 다시 인식하고 후손만대에 길이 문화와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두가 마음과 뜻을 모아 보입시다~!!
연어가 산란 때 회귀하는 본능처럼 꽃피는 4월이면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고향 찾는 일이 생활이 되도록 말이다.
돌아오는 차안에는 고령 농협에서 선물해 주신 딸기잼이 예쁘게 포장되어 개인들에게 전달됐으며, 이장환 회장은 고령에서 최고로 맛있는 김밥을 주문해서 뒤늦은 허기를 달래주었다.
화사한 봄날 우리들의 고향 방문길은 설레임 그 자체였으며, 어린아이 마냥 신나고 즐거운 소풍이었다.
아무리 현실이 메마르고 팍팍할지라도 우리들의 마음의 안식처요, 어린 시절 추억이 머무는 내 고향~!! 그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들은 삶의 활력을 다시 찾을 수 있으며 현실을 거뜬히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고향의 품을 떠올리며 오늘도 힘차게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