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처음 열리고 땅덩이가 생겨날 때 배달겨레 웅혼(雄渾)한 기상으로 용솟음치고 해 뜨는 아침나라를 지키려 용트림으로 솟아났나니 너의 이름을 대한민국의 땅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동이라고 했다.
외로이 섰다고 독도도 아니고 홀로 섰다고 독도는 더욱 아니다.
너 독도에는 7천만의 맥박이 뛰고 혼이 숨을 쉬며 창망대해(滄茫大海)에 5백만 년을서 있음은, 저 현해탄 건너 섬나라 도적의 무리들을 향한 결연(決然)함이요 의연(毅然)함이었다.
요동치는 한민족의 민족혼이었다. 저들 제국주의 망령이 꿈틀댈 때마다 신라 장군 이사부(異斯夫)의 대갈일성은 동해바다 노도와 함께 포효성이 터지고, 민간 외교가 안용복(安龍福)의 무용담이 분기(憤氣)의 함성인 듯 쟁쟁히도 들리는데 아직도 대륙 침략의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 하는가.
군국의 군홧발에 스러진 원혼의 통곡도 들리지 않고 피 맺혀 절규하는 원한의 소리도 들리지 않은가.
남의 나라 역사도 비틀어 놓고 말도 글도 다 빼앗더니, 금수강산 산천경개 빼어났다고 혈맥 끊고 쇠말뚝 박더니, 관동대지진, 성노예, 남경대학살, 천인공노할 생체실험, 반인륜 광란의 악행….
악명 높은 나치 그 이상의 학정을 어찌 낱낱이 다 밝히기나 하겠는가. 내 스스로 소스라치는 몸서리를 어찌 감당이나 하겠는가.
백제 근초고왕 때의 아직기(阿直岐)도 모르고, 천자문과 논어도 가르쳐주고 경서도 가르쳐준 근수구오아 때의 왕인(王仁) 박사도 모르느냐. 7년 전쟁 임진왜란은 또 어찌할 것인가.
끝내는 그 침략의 야욕이 36년의 식민통치로 나타났단 말인가.
허구에 찬 내선일체, 대동아 공영권의 미명으로 유린해 놓고 옹졸하게도 뭐? ‘통석의 염’이라고 얼버무리는가! 그것도 사죄라고 하는가?
세계는 이제 제국주의도, 군국주의도, 군벌도, 인류사의 유물이 된지 오래이다. 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선린우호, 미래지향만 남았다. 동북아를 넘어 세계 맹방의 일원이 되려면, 벽을 넘어 인류 공영에 동참하려 한다면, 과오청산도 오늘의 그들 성가(聲價)에도 맞고 위상에도 맞게 해야 할 것이다.
네임 벨류란 이럴 때나 쓰는 말이리라!
사죄의 무릎 꿇는 독일 빌리 브란트를 정말 모르는가.
영국 캐머런 총리가 인도 암리차르 대학살에 참회하는 것도 보지 못했는가.
‘일본의 독도 재점령을 반대한다’와 ‘독도 문제는 영유권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지 문제’라고 말한사토 세이런 회장의 지적은 왜 보지 못하는가.
이 인간 본연의 통렬한 양심의 소리는 왜 외면하는가. 사토 사이런 회장이 누구인가. 당신들이 저지른 중국 하이난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학살 사건을 조사 연구하는 ‘하이난섬근현대사연구회’ 회장이 아닌가. 정말 부끄럽지도 않는가? UN특별보고서도, ILO 특위의 보고서도 안보고 양식 있는 그들 NGO(*전쟁책임자료센터)의 발간물에도, 그대들 살아있는 양삼의 소리에도 귀 막고 눈도 감았단 말인가?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한 고노 관방장관의 노괴에 찬 담화도 수정하려드는 아베 총리와 그 휘하의 위정자들을 만천하에 고발하려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이런 치졸한 작태를 보인단 말인가? 여기다 한술 더 떠서 한국의 근대화에도 기여했고 위안부는 자원했다고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것은 우리에게 이런 망언을 서슴지 않듯 같은 침략을 당했던 동남아 여러나라에도 같은 망언을 하는지 말이다.
후안무치도 이 정도면 말문이 막혀 대꾸할 말이 없어진다.
신라 장군 이사부와 신라 민간 외교가 안용복이 통탄한다. 역사에도 고문헌에도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임을 증언하는데 그래도 망상의 굿판을 이어갈 것인가!
가해자가 피해자를 향한 사죄와 반성은 인류 보편의 행위 규범인데 이를 뒤집으려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 과연 정도인가?
대동아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아시아를 해방시키기 위한 전쟁이었다는 과대망상에 빠진 아베 총리는 역사 앞에 부끄럽지도 않는가.
그래도 그들 중 양심있는 세력들은 그 궤변들을 ‘폭론’이라 천명(闡明)하지 않았는가.
치기(稚氣) 어린 ‘자기부정’에, 이른바 저들 극우들의 기고만장한 행태에 우리들은 치를 떨며 분노하고 다시 한 번 고발한다.
7천만이 지키고 역사가 증언하는, 피가 흐르고 혼이 서린 대한민국의 땅 너, 독도여! 이제는 외롭지 않으리라.
오늘도 쉼 없이 굽이치며 저 눈 부릅뜬 성난 파도는 너 독도를 위호(衛護)하려 함이리니 너, 독도여 이 나라의 수호신이 되어 민족의 영원한 활화산이 되어라.
영원히, 영원히 타 올라라! 저 해협 건너 간악한 무리들 보라고 활 활 타 올라라!!

*전쟁책임자료센터~ 일본에서 1993년 4월에 발족한 NGO. 일보군 위안부 문제를 시작으로 일본의 전쟁범죄와 책임, 식민지 책임, 전후 보상 등과 관련된 문제를 조사.연구하고 유엔과 일본정부, 국회 등에 제언도 하며 기관지인 계간 ‘전쟁책임연구’와 단행본도 출간하는 회원 500여 명의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