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恭近於禮 遠恥辱也

有子曰 信近於義 言可復也 恭近於禮 遠恥辱也 因不失其親 亦可宗也 (學而第十三章)

 유자가 말했다. 약속이 의리(義理)에 가까우면 그 약속한 말을 실천 할 수 있으며 공손함이 예(禮)에 가까우면 치욕을 멀리할 수 있으며 주인을 정할 때 그 친할만한 사람을 잃지 않으면 또한 그 사람을 끝까지 종주로 삼을 수 있다.
※ 復:실천할 복, 因: 주인 삼을 인, 信: 약속
 공자의 제자 유자가 말했다. 약속한 말이 의리에 벗어나지 않아야 그 말대로 실천할 수 있고 공손함도 예의에 벗어나지 않아야 치욕을 멀리 할 수 있다. 주인(主人)을 정할 때 그 친할만한 사람을 잃지 않으면 또한 그 사람을 끝까지 종주(宗主)로 삼을 수 있다. 사람은 자기가 한 말을 실행함으로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그가 한 말이 의리에 벗어나지 않아야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구나 공손해야 하지만 그 공손도 예의에 알맞게 공손해야 한다. 예(禮)란 무엇인가? 나의 욕망을 억제하고 남에게 양보하고 사양하는 의식이다. 사람은 사회적 규범을 통해서 질서와 안녕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예(禮)도 지나치면 비굴해지고 아첨이 돼 욕이 될 수 있다. 지나친 공손은 예가 아니다. 대고객 서비스를 한다고 90도 절을 하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것을 흔히 본다. 이런 국적불명의 친절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 이런 기계적인 절속엔 정성이나 혼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친절하다는 친(親)은 나무 목(木) 위에 설 립(立)하고 볼 견(見)과 합성한 글자다. 이 글자의 뜻은 동구 밖 느티나무위에 올라서서 객지에 나간 자식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간절한 정을 나타내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글자다. 90도로 절을 하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것보다 은은한 미소로 반갑게 맞이하고 찾아온 손님의 용건을 정성껏 돌보아 주는 것이 우리방식의 손님을 맞이하는 참다운 예요, 친절이 아니겠는가.
 도에 넘치지 않게 친절하고 예에 벗어나지 않게 공손하라. 금가루도 거울에 묻으면 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