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行己有恥

 子貢問曰 何如斯可謂之士矣 子曰 行己有恥 使於四方 不辱君命 可謂士矣
(子路第二十章)

 자공이 어떠해야 선비라 이를 수 있습니까? 라고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몸가짐에 부끄러움이 있으며 사방에 사신으로 가서 군주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선비라 이를 수 있다.
자공이 이웃나라 사신으로 가게 되자 스승인 공자에게 어떠해야 선비소리를 듣겠습니까? 라고 물었다.
언제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언행을 삼가고 조심해 여러 나라에 사절로 가더라도 왕명을 욕되게 하지 않고 맡은바 소임을 다한다면 가히 선비라 할 수 있다 하셨다. 그 다음가는 선비는 어떤 사람입니까? 일가친척으로부터 효자라는 칭찬을 듣고 마을 사람들로는 형제간에 우애롭다는 평판을 듣는다면 선비라 할 수 있겠다.
또 그 다음은 말을 하면 반드시 실천하고 일을 하면 반드시 결과를 거두는 사람이면 선비라 할만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정치(政治)를 맡은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라고 묻자 아! 한심한 일이다. 말(斗)들이 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야 말해 무엇하겠느냐?(噫 斗筲之人 何足算也)하며 탄식했다. 선비란 누구인가? 공자께서는 먼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사람만이 부끄러움을 안다. 말을 잘하고 성질이 급한 자공이 외국에 가서 실수하지 않도록 삼가고 조심하고 부끄러움을 알라고 다짐 받는 것이다.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평판은 남으로부터 듣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일가친척으로부터 듣는데 뜻이 있다.
남으로부터 듣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집안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선비는 말을 하면 반드시 실행하고 일을 하면 결과를 이끌어내는 모범된 사람이다. 행하지 않고 말로만 하는 사람은 선비가 아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고 아는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선비다. 선비는 사람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헤아릴줄 알고 자기행동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극기(克己)하고 삼가는 사람이 선비다.
공자시대에(2500년 전) 위정자들도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소인배가 나라를 다스렸나 보다. 섬들이 도량(度量)을 가진 정치인은 언제 볼 수 있을까?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