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獲罪於天 無所禱也

王孫賈問曰 與其媚於奧 寧媚於竈 何謂也 子曰 不然 獲罪於天 無所禱也
(八佾第十三章)

 왕손가가 물었다.
아랫목신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부엌신(神)에게 잘 보이라하니 무슨 말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하늘에 죄를 얻으면 빌 곳이 없다.
 공자께서 천하를 주유할 때 위나라 임금 ‘영공’을 만났다.
그때 그 나라 실권자인 왕손가(王孫賈)가 속담을 들어 공자에게 물었다.
주인의 안방에 아첨하는 이보다 부엌에 아첨하라는 말이 있는데 무슨 뜻입니까?
선생께서는 이도저도 아니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는 것이요. 라고 대답했다.
위나라 실권자인 왕손가는 임금을 만나는 것보다 자기에게 부탁하는 것이 덕이 되지 않겠느냐고 빗대어 말한 것이다.
공자께서는 왕손가의 속마음을 아시고 그렇지 않다 위에 임금이 계시니 임금을 뵙고 말하는 것이 당여하다.
영원히 변치 않고 당연한 것이 천리(天理)다.
천리에 어긋나는 죄를 지으면 빌 곳도 없고 빌어도 소용이 없다고 하셨다. 하늘에 죄를 짓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늘의 이치(天理)를 어기는 것이요, 하늘이 정한 윤리(倫理)를 어기는 것이다. 민족 종교인 천도교(天道敎)에서는 사람이 곧 하늘(人乃天)이라 했다.
그래서 사람이 마땅히 행해야 하는 인륜(人倫)의 죄를 짓는 것이 곧 하늘의 죄를 짓는 것이라 할 것이다.
군주(君主)시대에는 임금이 나라의 주인이요, 민주(民主)시대에는 국민이 주인이다.
부모에게 불효하고 천륜을 어긴 죄, 국민을 배반하고 인륜(人倫)을 어긴 죄는 빌 곳도 없고 빌어도 소용이 없다.
마땅히 천벌을 받을 것이다. 민주시대의 천벌은 국민이 내린다.
국민이 하늘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교에서는 죄를 짓고 회개하면 절대신(神)의 권능에 의해 그 죄를 사함 받는다고 믿는다.
스스로 신이 아닌 인간임을 자부하신 공자께서는 하늘의 뜻에 어긋나는 죄를 지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받지 못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공자께서는 천명에 귀의(歸依)해 인도(仁道)로 나아갈 뿐 왕손가와 같은 소인배와는 절대로 야합하지 않으셨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