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士不可以不弘毅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泰伯第七章)

증자가 말했다. 선비는 마음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안된다. 책임이 무겁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인(仁)으로서 자신의 임무로 삼으니 무겁지 않은가?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멀지 않은가? 공자의 제자 증자가 말 한 것이다. 선비는 누구인가? 공자께서는 인도(人道)를 구현하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군자라 하고 여러 곳에서 군자에 대해 말씀하고 있다. 증자(曾子)가 여기에서 말한 선비는 군자(君子)의 인품에 학식을 더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비라는 뜻의 선비 사(士)와 선비 유(儒)는 다 같이 배운 사람(學者之稱)을 나타낸 글자다. 그러므로 군자(君子)는 반드시 유식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지만 선비는 반드시 학식이 있어야 선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선비는 하늘의 이치를 믿는다. 만물의 생성(生成)의 근본이 하늘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선비는 사물의 원리를 꿰뚫어 보는 슬기로운 사람이다.
그러므로 넓게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한다. 선비는 부드러우면서 엄격하고 과묵하되 오만하지 않고 자상하되 아부하지 않으며 남에게 굽히되 비겁하지 않고 용맹스럽되 사납지 않다. 공자의 제자 중 효행제일이요 예절제일인 증자(曾子)는 부모가 근심할까봐 몸에 상처하나 없도록 조심하는 분이지만 대의(大義)를 위해서는 절대로 절개를 굽혀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臨大節而不可奪也).
그래서 선비는 도량이 넓고 뜻이 굳세지 않으면 선비라 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선비는 북풍한설에도 독야청청하는 송백(松柏)같은 기개(氣槪)가 있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공자시대부터 중국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군자라 한다면 지난날의 우리의 정신적인 구심점은 선비정신이라 할 것이다. 여말의 정몽주. 세조 때의 사육신. 식민지 시대의 항일애국지사들이 보인 높은 기개는 선비정신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설령 다리를 꺽일지언정 무릎은 절대로 굽히지 않는 기개 말이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해도 바뀌어서는 안 되는 것이, 이 선비정신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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