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殺身以成仁
子曰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衛靈公第八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사(志士)와 인인(仁人)은 삶을 구해 인을 해치는 일이 없고 몸을 죽여 인을 이루는 경우는 있다.
공자께서는 뜻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자기 삶을 위해 仁을 해치지 않는다, 몸을 죽여서라도 仁을 이룩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仁이 무엇이기에 생명보다 귀하단 말인가? 仁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절대, 최고의 선이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진리의 도(道)라 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다움은 仁이 있음이요, 사람이 사는 의미는 仁道를 이루기 위함이다. 仁은 효(孝)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孝弟也者仁之本) 윤리의 기본이요 절대선(善)이다. 또한 仁은 사람을 사랑함이요(愛人) 자기보다 남을 앞세워 예(禮)로 돌아감이다(克己復禮). 그러므로 仁은 영원한 인본주의(人本主義)요, 인류애라 할 것이다. 최고의 가치요, 절대선인 仁이 있음으로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요 고귀한 존재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옛 선비는 인의(仁義)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었고 불의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맹자는 생(生)과 의(義)를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생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捨生取義). 이때 義는 仁과 같은 뜻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옛 선비들이 목숨보다 귀하게 여긴 인의(仁義)를 작은 이익을 위해 너무 쉽게 저버리고 불의와 타협하거나 굴복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조선왕조 오백년도 지조 있는 선비들이 구심점이 돼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요 일제로부터 광복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도 대의(大義)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 살신성인(殺身成仁)하신 애국지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 이 세상을 다준다 해도 내 목숨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을 걸 수 있는 것은 인(仁)과 의(義)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다움은 仁義가 있음이요 仁義가 곧 삶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인의를 저버린다면 어떻게 사람으로 산다 할 것이며 무엇으로 짐승과 구별할 수 있으리오.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