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20대 중반의 사장이 낡은 트럭 한 대를 끌고 미군 영내 청소를 하청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운전하는 일을 맡았다. 한 번은 물건을 실어서 인천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외국 여성이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난처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냥 지나치려다 차를 세우고 사정을 물어보았더니 차가 고장이 났다며 난감해 했다. 그는 무려 1시간 반   동안이나 고생해서 차를 고쳐주었다. 그랬더니 외국 여성은 고맙다면서 상당한 금액의 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는 그 돈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정도의 친절은 베풀고 지냅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면 주소라도 알려달라고 조르는 그 외국인 여성에게 그는 주소만 알려주고 돌아왔다. 그 다음날, 그 외국 여성은 남편과 함께 찾아왔다. 그 남편은 바로 미8군 사령관이었다. 그 여성은 미8군 사령관의 아내였던 것이다. 그녀의 남편인 미8군 사령관은 그에게 직접 돈을 전달하려 했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
“명분 없는 돈은 받지 않습니다. 꼭 저를 도와주시려면 명분 있는 것으로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명분 있게 도와주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나는 운전사입니다. 그러니 미8군에서 나오는 폐차를 내게 주면 그것을 인수해서 수리하고 그것으로 사업을 하겠소. 폐차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게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미군 사령관으로서 그것은 아무 일도 아니었다. 고물로 처리하는 폐차를 주는 것은 어려운 부탁도 특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업이 바로 지금의 ‘대한항공’이다. 이 이야기는 조중훈 전 회장의 실화이다. 오늘날의 한진그룹은 이렇게 우연한 인연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나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좋은 인맥을 만들려면 내가 먼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줘야 한다. 내가 상대에게 베풀면 반드시 내게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만나는 상대의 가슴에 따뜻한 친절의 씨앗을 뿌려보면 어떨까? 그렇다. 친절은 돈보다 몇 배의 가치를 생산한다고 할 수 있다.

친절 하나로 예전에 그렇게 잘 나가던 한진그룹이 근래에 와서 휘청거리고 있다. 그 이유는 조선사업의 세계적인 불황 탓도 있지만 경영자2세들의 권위적이고 불친절한 갑질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조들이 그렇게 잘 닦아 놓은 신용과 친절을 2, 3세들의 갑질로 회사 이미지를 추락시킨 것을 보면 미래가 없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대한항공 부회장의 땅콩회항사건, 경영자 가족의 권위적인 갑질사건, 기타 세금포탈 등, 2, 3세대들의 횡포가 이어지고 있다.
회사에서 한 솥밥을 먹는 직원들을 가족과 같이 대하면서 권위의식을 버리고 친절과 신용으로 고객을 하늘같이 섬기는 ‘섬김의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을까.
 
21세기는 “사람이 미래다.”라고 어느 학자는 말했다. 그렇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 2세들께 물려준다 해도 형제간에 서로 자기실속만 챙기려 든다면 그 기업은 얼마가지 못해서 망하게 된다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사실이다.
건전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고, 현명한 사람이 미래를 이끌어 가야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는 오늘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