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터키와 그리스를 여행하고 느낀 점을 요약 정리해 본다. 낯선 곳으로의 일탈은 언제나 신비롭고 가슴이 뛰기 마련이다.
열두시간의 기내 생활도 업그레이드된 아시아나 항공 서비스에 지겨운 줄 몰랐다.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하오 3시였다. 우리나라보다 여섯 시간 늦게 가는 나라, 동로마제국의 수도였던 이슬탄불은 오는 길에 보기로 하고 현재 터키의 수도 앙카라를 향해 리무진 버스는 달렸다.
유럽과 아시아가 공존해 있는 나라, 면적 82만 평방미터에 인구 7천5백만 명, 98%가 무슬림 교인, 기독교의 성지, 오스만 제국 당시 이슬람에 정복당함, 이스탄불 시는 천 오백만 명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 큰 도시, 외세에 한 번도 침략  받지 않은 나라, 우리민족과 형제의 나라, 옥토와 사계절에 꿀이 흐르는 곳, 앙카라는 현재 터키의 수도, 무스토파 케말 장군, 민족적 영웅이며 종교개혁가 및 대통령, 한국전쟁 시 참전, 무슬림교의 5가지 금기사항, 1)금주, 2)돼지고기 먹지 않음, 3)왼손 식사 금지, 4)음식을 먹을 때 소리 내지 말 것, 5)돈 빌려 주고 이자 받지 말 것, 온순하고 착한 국민성, 10시 출근해서 4시 퇴근, 야근 없음, 술과 회식자리가 없어 가정에 충실함, 의무교육 9학년, 대학생은 군 면제, 군 복무기간은 15개월, 국기존중 연중 게시함.
종교의 힘이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삶과 죽음은 신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믿었던 고대인들은 이 세상에서 빈부의 차가 있는 것을 하늘의 뜻이라고 원망하지 않았다.
나의 존재는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신을 위해 정성을 다하면 저 세상에 가서는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계세사상을 믿었던 것이리라. 교리를 잘 지키고 설사 죽는 다해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슬림의 해안이 있었기에 오늘날 평화롭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일찍 죽음을 맞는다고 해서 슬퍼할 것도 없고 오히려 ‘알라’신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무슬림의 금기는 법보다 더 존중했고, 술을 먹지 않으니 남여 노소 할 것 없이 가정에 평화가 오고, 돈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 않는다니 경제적으로도 훈훈한 사회가 올 것이 아닌가. 단 한 가지 애석한 것은 금연에 대한 규제가 없으니 남여 할 것 없이 흡연가가 많다는 점이다. 길거리를 가다보면 여자들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배가 많이 나온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 곳에서는 부의 상징을 의미하며 더 좋은 이미지로 보여 진다는 사실이다.    콧수염을 기르고 배가 부른 남성들을 여자들은 좋게 평가한다니 우리의 문화와는 반대인 것 같다.
또한 여자들은 결혼을 하면 가정에서 애기들을 키우고 살림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으며,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에 힘입어 한 가정에 5-6명의 자녀를 낳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인구 1억 명을 목표로 출산 장려정책을 쓰고 있다는 점은 우리도 본 받아야 할 것이다.
3일째 되던 날 터키 국경을 넘어 배를 타고 밤새도록 달려 고대 문명의 발상지였던 그리스를 방문했다. 그리스는 찬란했던 고대문명은 찾아볼 수 없고 한 마디로 총체적인 경제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 원인은 부패 정치와 공무원 수의 과다, 과대한 복지정책이 근본원인이었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아테네의 도시국가와는 정반대로 해이해진 국민성이 더 큰 문제였다. 우리나라 IMF 때 금모우기 운동과 같은 혁신 정책도 없고, 국민들은 옛날 방식대로 봉건적이고, 쇄국정책에 길들여진 것으로 보여 졌다. 유일하게 해양선박 국가였던 그리스는 무역이 잘 되지 않으니 실업자가 많아지고 옛날 그대로의 삶을 동경하는 국민성이 안타까웠다. 현재 공무원의 봉급을 50% 수준으로 줄인 것이며 외자 유치를 많이 해서 공장을 짓거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잠자는 나라로 전락해 버렸으니 국민들의 개혁정신이 없는 잠자는 나라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적은데 국회의원 수는 300명으로 우리나라보다 많다.
터키와 그리스, 이 두 나라는 너무나 양면성을 가진 나라로 터키가 뜨는 해라면, 그리스는 지는 해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