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왕 에디슨이 유년시절 어머니에게 병아리는 어떻게 생기는지 물었다.  어미가 달걀을 따뜻이 품고 있으면 알을 깨고 나온다고 일러 준 다음 날  음침한 창고에서 달걀을 품고 있는 애를 본 것이다.
나도 에디슨에 비할 바는 못 되겠지만 궁금한 게 몇 있다.
국보 70호이고 세계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는 훈민정음이 나오기 전의 ‘말과 글’은 어땠을까? 소리를 낼 때 혀, 입술 등의 움직임에 따라 그것을 형상화해 순치음, 순경음 등으로 자음(ㄱ·ㄴ·ㄷ…)을 만들고, 목청의 진동을 받지 않고 나오는 소리 ㅡ·ㅣ·ㅏ… 등의 모음을 만들었다 한다.
  그 서문에서 ‘나라 말씀이 중국에 달라…’라 했는데, 한글 창제 이전에도  ‘나라’라는 말을 썼는가, 썼다면 그 표기는 어떻게 했을까. 다시 말해 ‘훈(訓·뜻)’은 ‘國’으로 기록하고 ‘독(讀·소리)’은 ‘나라’라고 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표기는 ‘國’으로 하되 ‘소리(表音)’는, 비록 ‘나라’라는 글자는 없어도 소리만 있는 ‘나라’로 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한자에서 뜻과 음을 빌렸다는, 이른바 훈주음종(訓主音從)의 원리가 이런 것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음이 내 식견의 한계이다. 예를 들면 ‘天’으로 기록하고 소리는 ‘하늘’로 했다는 것이 훈주음종이라는 말이다.
한자를 써오다가 한글을 창제할 때, 위에서 말한 훈주음종을 차용했을 것이라는 내 짐작이다. 그렇다면 한글이 나오기 훨씬 이전 신라 때 설총이 지었다(확실치는 않다고도 함)는 이두(吏讀)가 한글 창제에 영향은 없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즉, 한자의 음을 빌려 음독·음차(音讀·音借)를 하고, 뜻을 빌려 훈독·훈차(訓讀·訓借)를 해 창제 이후 맨 처음 표기할 때 참고했을 것이라는, 내 주제를 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더욱이 그 용례를 들어보면 ‘더욱’을 ‘가우(可于)’로, ‘하셔야 할 일’을 ‘향교사(向敎事)’로, ‘…거늘’을 ‘…거을(去乙)’로 썼다니 말이다.
1940년 당시 신문에, 지금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의 실체가 들어났다는 특종 기사가 났다. 한글 창제의 목적, 글자 생성의 원리 등을 설명한 해설서였다.
그런데 이 국보문화재를 일찍이 선구적 혜안을 가진 간송 전형필(全鎣 弼·1907~1962) 선생이 사재를 아낌없이 쾌척해 공익법인 간송미술관을 세우고 잘 보존되고 있지만, 배익기라는 사람이 불법(절도)으로 취득해서 숨겨놓고 있으니 국법으로 왜 회수를 못하는지 대단히 안타깝고 원망스럽다. 국민청원은 이럴 때 필요한 것 아닌가?
임진왜란에서 이순신이 썼던 국보 76호인 난중일기는 1795년 정조의 명으로 ‘이충무공전서’를 간행할 당시 편의상 붙인 이름이 ‘난중일기’다. 
원래는 연도별로 쓴 임진일기 계사일기 등이고, 을미일기는 그 친필본이 모두 유실돼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내용만 전해오고 있다. 또 현존 초고본에 없는 병신년과 무술년의 일기는 이순신이 전란 중에 대충 써놓고 나중에 정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다. 그래서 정유일기의 경우 다시 정리한 ‘속정유일기’가 있기도 했다.
교과서에서 배우고 상식적으로만 듣고 알았지만, 얼마 전 순천향대 노승석(盧承奭) 교수의 ‘충무공유사’를 번역 작업을 하면서 내놓은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난중일기의 그 대강이라도 알게 됐다.
 그런데 그 기록물이 너무 정연히 씌여 있어 전쟁 통에, 그야말로 문방사우를 어떻게 조달했으며, 물론 먹물 갈고 붓과 종이 챙기며 보좌하는 병사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그때나 지금이나 전쟁이란 치열할 때도 있고 작전상 소강상태가 있을 수 있다. 소강상태라서 필낭(붓주머니)을 잡았다가 기습을 당하기도 하고, 낮에 전쟁하고 밤에만 쓰지는 않았을까? 지금은 휴대나 간편하지 그 전란 중에 지필묵을 어떻게 지참했으며 정좌(靜坐)해서 그렇게 정연히도 썼는가가 알고 싶다는 말이다.  
  또 있다. 신라시대 문벌·학식·덕행·용모 단정한 청소년들을 모아 민간 수양단체를 만들었고 그 지도자를 국선(國仙), 화랑 등으로 불렀으며 그 전기(傳記)를 김대문(金大問)이 저술한 책이 ‘화랑세기’다. 그런데 이 화랑세기의  필사본이 부산에서 발견됐고 1995년에는 이 필사본의 모본(母本) 162쪽도  확인됐다고 한다.
재야 사학자 남당 박창화(南堂 朴昌和·1889~1962)가 일본 황실문서를 보관하는 궁내성 도서료(寮·僚)에 근무하던 1930년대에 작성했다는 것 그것이 논란이 있는 ‘필사본 화랑세기’다. 이것이 식견 뛰어난 재야 사학자(박창화)의 창작·위서라고 한다. 그가 도서료에 근무할 때 판심(版心)이 인쇄된 원고지에 문제의 화랑세기를 필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그 반대로 당시의 사회상이나 삼국사기·유사를 인용하며 진서로 확신한다고 해 논쟁이 뜨겁다. 문제는 박창화가 왜 그것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고인이 됐냐는 것이다. 그가 끝내 입을 열지 않았으니 위서라 할 수 있지만 저명한 사학자들이 역사적 고증을 해가며 진서가 맞다고 하니 나로선 판단할 식견이 없다.
  앞서 언급한 해례본(상주본)의 회수 문제와 필사본 화랑세기의 진부도 나로선 ‘알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