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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단상(斷想)
강경성  |  kang366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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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0  10: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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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아침마다 울려대던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는 아직도 우리의 귀에 쟁쟁하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마을회관 앰프를 통해 쩌렁쩌렁 울리는 ‘새마을노래’로 우리의 하루는 시작되었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 가꾸세 / 살기 좋은 내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흔히들 독재시대의 산물이자 농민의 지지를 겨냥한 국가 동원 체제라는 음영에도 불구, 새마을운동은 농촌개발사업으로서 상당한 성취를 이뤄냈다는 데 학계에서도 대체적 동의가 이뤄진 상태다. 무엇보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혀서” 농촌의 모습을 일신하고, 전통체계하의 농촌을 단기에 근대적인 형태로 바꾸었다. ‘새마을운동 세대’라 할 중장년층이 새마을운동을 성공한 운동으로 기억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실제 2010년 새마을운동 40주년을 맞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국가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정책’으로 새마을운동이 꼽혔다. 1970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주창한 새마을운동은 우리 사회를 새롭게 건설해 보자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거창한 팡파레를 울리며 출발하지는 않았다. 청소년의 의식개혁에 초점을 맞춘 ‘4-H운동’과 쌀을 절약하자는 시골 아낙네들의 ‘절미운동’으로 시작되었다. 새마을운동이 농어촌에서는 지붕개량과 담장보수,마을길 넓히기, 농촌지도자육성 등으로 발전됐고, 도시에서는 의식개혁과 법질서준수, 건전소비풍조조성 등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건설에 관민(官民)이 함께 힘을 모았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개발한 신품종 통일벼에 모든 사활을 걸었다. 가을엔 김제평야 논에 직접 들어가 통일벼 낱알을 하나씩 셌다. 80~90알뿐이던 이삭마다 140알 이상 열렸다. 통일벼 덕분에 50% 이상 쌀이 증산되면서 77년엔 자급자족까지 이뤘다. 한민족의 당연한 관습이나 다름없던 ‘보릿고개’가 사라진 것이다 70년 무렵엔 2월의 보리밟기와 10월의 이삭줍기는 학생들의 의무이자 특별활동이었다. 할머니는 늘 등굣길 손자,손녀들에게 뛰어가지 말라고 타일렀다. “배 꺼진다고” 까다로운 입맛에 밀려 이 땅에서 통일벼가 사라진 지도 오래다. 정치인들 덕분(?)에 어느새 학교 무상급식은 물론 유기농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사치까지 누리고 있다. 한편에선 몸에 좋다면 보리밥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공동체가 번영을 누리려면 과거의 영광보다 고난을 기억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유대인은 이집트 노예 생활에서 탈출한 유월절마다 빙 둘러앉아 누룩이 들어가지 않는 딱딱한 무교병(無酵餠:누룩 넣지 않은 떡))과 쓰디쓴 나물을 함께 씹어 먹는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새기는 것이다. 그렇게 배고픔과 허기진 삶에서 이제 벗어나서 물질적 풍요를 누려야 할 어르신들, 그리고 “잘살아보세” 를 힘차게 외치고 살아온 세대가 이제 서서히 외로워지고 있다. 오로지 자식교육과 배고픔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그 처절한 가난을 참고 견뎌 낸 그 절박했던 부모들이 지금 쓸쓸하고 고단하게 노후를 맞고 있다. 어르신들의 각종 복지혜택이 늘어날수록 세금도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정치인들의 달콤하고 솔깃한 립(lip)서비스와 표 장사에 우리가 함께 장단을 맞추며 부모님들을 냉대하지 않았나 우리 스스로가 돌아 볼 때이다. 아무리 나라 곳간에서 많이 퍼 주어도 부모님의 쓸쓸하고 외로움 마음까지 보듬어 줄 수는 없는 일이다. 내 부모 내가 잘 챙기고 효행을 회복 하는 일이야말로 자식된 도리요, 진정한 어르신복지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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