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택배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 회사의 슬로건은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이다.
택배회사에 있어서 고객과의 가장 큰 약속은 뭐니 해도 정시 배송이다. 그런데 어느 담당 택배 기사에게 물건이 약간 지연 도착했다.
정시배송은 아무래도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담당 택배기사는 심호흡을 한 뒤 운전대를 잡는다.
머릿속에는 오직 정시배송만 가득하다. 다소의 과속은 너무나 당연하였고 결국 정시배송에 무사히 성공을 한다.
택배기사는 고객으로부터 매우만족이라는 사인을 받은 고객카드를 들고 자랑스럽게 회사로 돌아온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회사에는 속도위반과 신호위반이라는 벌금 고지서가 도착한다.
여러분이 이 택배회사의 사장이라면 어떻게 하였을까?
회사의 방침인 정시배송의 약속이행을 높이 사서 범칙금 고지서를  회사경비처리를 해주고, 교통위반에 대해서는 가벼운 주의정도로 거치겠는가?
그런데, 이 회사에서는 기사에게 자비로 범칙금을 물게 함은 물론 징계까지 내렸다고 한다.
이유는 단기적인 약속이행으로 인한 고객만족 보다도 건전한 시민으로서 당연히 지켜야 할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청렴문제를 더 중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눈앞의 약속이행과 고객만족이 중요하지만 신호를 위반하고, 난폭 운전을 하는 택배회사는 결코 잠재고객들인 시민에게 우호적으로 보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청렴은 단기적으로는 성가시기도 하고 때로는 비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그 사회나 조직에 더 높은 효율성과 이익을 가져다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국가경쟁력을 평가하는 국가경쟁력지수에는 반드시 그 나라의 반부패청렴평가 항목이 포함되는 것이다.
국제경영개발원의 2016년 국가경쟁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부패 관련 평가항목의 하락으로 전년보다 4단계 하락한 29위를 차지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다. 사실 우리주위에서 그동안 관행으로 자행돼 오던 많은 부패사례는 정말 괄목할 만큼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의 결과는 왜일까?
아마 우리의 청렴의식이 아직은 부정부패만 근절하면 된다는 반부패 단계에 머물러있어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단순한 부패행위는 척결에 대한 강한 의지만 있다면 단기적으로 얼마든지 개선 가능하다.
그러나 한 차원 높은 청렴문화의 정착은 장기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므로 긴 안목의 지속적인 의지와 서비스 정신을 요구한다.
우리공단의 경우 특히 일선 지사는 이권이나 권력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부패사례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한걸음 나아가 단순한 부패행위 근절을 넘어 청렴한 조직문화, 청렴하고 공정한 서비스의 관점으로 공단의 대국민 서비스와 업무프로세스를 점검해나간다면 어느 조직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아직도 많은 미답의 영역을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지 않겠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청렴 의지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