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7일 고려가사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안축 선생의 ‘죽계별곡’이란 작품의 무대인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삼락원에서 ‘제33회 전국죽계백일장’이 전국에서 문학도들이 몰려와 문학경연을 펼친 가운데 고령문협 우종율 수필가가 대학·일반부 운문부문에서 글제 ‘문’을 선택한 작품으로 장원의 영광을 안았다.
시의 진정성을 엿보였으며 백일장이란 시공의 제한 속에서도 숙성 된 멋으로 빚어 낸 작품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이번 전국백일장은 영주시가 주최한 ‘제10회 영주선비축제’의 부대행사로 한국문인협회 영주지부가 주관하고 한국문인협회와 동양대학교 등이 후원하는 백일장 행사로 글제로는 초등부에서는 태극기, 달력, 인사, 꿈이 중·고등부에서는 주름살, 꼬리, 선비, 빛이 그리고 대학·일반부에서는 손수건, 촛불, 죽계, 문이 출제 돼 전국에서 700여 명이 백일장에서 필력을 겨루었다.
한편 이번 전국 죽계 백일장에서 운문부문 장원을 수상한 우종율 수필가는 지난해 매일신문사가 주관한 ‘매일한글백일장’과 금년 ‘제12회 상화문학제 전국 백일장’에서도 시 부문으로 입상 해 최근 운문 부문에서도 활발한 작품 활동과 채취를 남기고 있다.

문(안과 밖의 질문)

새우잠 자며 가위 눌린다
빼앗긴 잠은 늘 문 밖이다
 
24시간 교대근무는
치명적인 선택
홀숫날, 난 문 안에 있다
녹아버린 시간은 통화권 이탈지역
 
로드-킬 당한 고양이를
위로하는 검은 사제들
하나, 둘 모이더니 할딱거리는
자존심을 찢고 있다
까치들의 목구멍 안은 허공
문 밖은 온통 의문투성이
 
재조립 할 수 없는
고양이의 영역
아침을 기다리는 건
어둠만이 아니다
 
투명거울 돼 바라볼 수 있는
문 밖의 풍경
경계에 선 나는
신제품 사용설명서 읽듯
늘 서툴다
 
아침이 오는 소리가
점점 다가온다
나는 지금 문 앞에 서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