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생활에 깊숙이 존재하는 4라는 숫자가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중국의 한문을 숭상하던 사대주의의 잔재가 아닐까 싶다. 숫자 4는 죽을 사(死)자를 의미 한다며 꺼리는 숫자가 됐다.
요즘 큰 빌딩에 엘리베이터에도 4층이란 숫자대신 생뚱맞게 영어 알파벳 F로 처리돼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숫자 4에는 죽음을 의미하는 요소가 전혀 없다. 그저 한자의 죽을 사와 발음만 같을 뿐이다.
만약 누군가 범죄 수배자와 이름이 같다고 체포하려 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현재 숫자 4의 미신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한자 문화권에서만 제한적으로 통하는 일종의 미신으로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숫자 4는 예로부터 땅의 완전수로 통했다고 한다.
동서남북의 4방향과 춘하추동의 4계절을 가리키는 길수(吉數)로 여겨왔다. 또한 야구에서 제일 중요한 선수는 4번 타자이며, 행운을 상징하는 클로버 잎도 4개여야 한다. 이외에도 선비 ‘사(士)’자와 사랑의 ‘사’와 연관이 있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누구나 불안한 마음을 내재하고 있으며, 그래서 미신적 요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은 두려움이 아닌 축복이다.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기에 꿈을 꿀 수가 있고 현실이 힘들어도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며, 9회 말 투아웃에도 역전 홈런을 기대한다는 사실이다.
확실한 건 우리 인간이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난다는 공평한 사실 단 하나뿐이다. 그러므로 잘못된 미신으로 사고의 폭을 줄이지 말아야 하겠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걱정하는 것보다 지나간 시간에 후회하지 않고 사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