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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발생 한 달을 넘기도록 잡히기는커녕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백신 효능에 대한 농가들의 불신이 높아가고 있다.
백신업체 5곳에서 공급하고 있는 백신의 효능이 업체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게다가 백신을 접종한 돼지도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구제역 발생 원인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사육 농가의 백신 접종 소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예컨대 백신을 접종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발육이 부진하고 유산, 폐사 등의 부작용이 유발한다는 소문에 농가들이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공공연히 들리고 있다. 출하돈의 경우 접종 표시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져 접종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북 안동의 경우 접종을 하고 항체까지 형성됐는데도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백신 효능을 의심할 만한 이유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은 백신 효능을 과신하고 있는 듯 하는 발언을 계속 하고 있다. 나아가 이동필 농축산식품부 장관은 “제대로 항체가 형성되면 너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돼지들의 항체 형성률이 낮고 효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 구제역 차단을 위한 더 근원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떤 방식의 방역이든 구제역 확산을 막으려면 농가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농가들이 백신을 불신하고 있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백신만 믿고 있다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적지 않다.
농축산식품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미접종 농가에 대한 제재 강화 조치를 내놨다. 해당 농가에 대해선 살처분 보상금도 최대 80%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농가에게 백신을 접종하라고 그토록 요구했으면서 정작 확인은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형적인 뒷북 행정,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우리 농가에도 연중 발생하는 추세여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구제역은 통상 겨울이나 봄에 발생해 여름에 종식되는 것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여름인 지난해 7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바 있다. AI는 지난해 1월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뒤 연중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제역 등이 국내에 토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그래서 나오고 있다.
자칫하면 구제역·AI 상시발생국이라는 오명을 쓸 수도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12월30일 영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영천 1천749마리, 안동 187마리, 의성 187마리(돼지180마리·사슴 7마리) 등 농장 3곳에서 돼지 등 2천120여마리가 매몰 처분됐다.
또한 경북도는 12개 시·군에 접종용 백신 45만마리분을 긴급 공급하고, 군위·성주·고령지역에 거점소독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21개 시·군에서 통제초소 10곳, 거점소독시설 32곳을 운영 중이다.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시급히 구제역의 원인과 전염경로를 밝혀내고 총력 방역에 나서야 한다.
다행히 관내는 아직 구제역 의심신고는 없지만 구제역 확산 방지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백신 효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이상 당국이 제조사별로 효능을 검증하고 낱낱이 밝혀 농가들이 신뢰를 갖게 해야 마땅하다. 만약 효과에 한계가 있다면 기존 방역체계를 재점검하고 근본적 원인과 치유대책이 나와야 농가들의 불안도 불식시킬 수 있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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