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띤 얼굴을 예쁘다고만 하면 부족할 것 같다. 예쁠뿐더러 친근함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가깝고 친근한 사람을 대할 때 미소를 띤다. 미소는 무언의 대화로도 손색없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는 속담이 있듯 미소는 친근해지는 마력이 있다. 반대로 찡그린 얼굴을 보면 긴장이 되고 멀리하게 된다. 상대가 찡그리면 혹시나 해서 방어를 한다.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미소가 필요하다. 미소는 상대의 마음을 녹일 수 있다.  미소는 조물주가 사람에게만 준 가장 큰 선물이다. 미소가 있기에 서로가 친밀해짐과 아울러 사랑을 나누고 화합할 수 있다. 
할아버지의 자애로운 미소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부모님의 격려 미소에 용기를 얻는다. 사랑하는 아내의 미소와 어린 자식의 티 없는 미소에 한없는 사랑을 느낀다. 
성숙 된 자식의 미소는 생각을 복잡하게 만든다. 지인의 미소에 안정감을 가지고, 이웃의 미소에 따뜻함을 느낀다.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티 없이 맑고 편안해 보인다. 살짝 미소를 띤 듯한 얼굴은 자비심 많은 부처의 얼굴이다. 법당에 모셔져 있는 부처님상을 보면 미소를 띠고 있다. 
중생의 고통을 치유하는 자비로운 미소다. 부처님상을 보기만 해도 위안을 얻는다. 수행을 많이 한 스님, 신부님, 목사님의 얼굴은 미소 띤 인자한 모습이다.  
몇 해 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관람한 적이 있다. 크지도 않은 액자 속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았다. 미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옅은 듯 짙은 미소에 매력이 갔다. 박장대소하는 것보다 더한 기쁨을 간직한 듯. 한편으로는 억장이 무너지는 비통함을 온몸으로 삼키고 있는 듯했다. 어쨌든 그 미소가 인상 깊게 느껴졌다.  
어릴 때의 할아버지 미소가 자주 떠오른다. 인자하신 미소와 부드러운 말씀이 기억에 남아 평생 위안이 되고 있다. 돌아가신 분들을 추모해 본다. 한결같이 미소 띤 모습이 떠오르고 그리워진다. 학창 시절 스승의 모습을 그려본다. 당시의 교육은 채벌 위주로 걸핏하면 벌을 주고 반성하도록 했다. 
몇 번의 호된 체벌을 받은 기억이 생생하다. 채벌을 하신 선생님일지라도 인자하신 미소가 더 기억에 남는다. 한결같은 사랑의 매였기 때문이다.  미소는 관계를 촉진하는 마력이 있다. 상견례 자리에서 예비 며느리의 미소는 강력한 어필이 된다. 
물론 예비 사위의 점잖은 미소는 믿음과 사랑을 느끼게 한다. 그때의 미소는 첫인상으로 오래 기억하게 된다. 새 식구의 미소는 집안의 보배가 된다. 미소에 이끌려 더 베풀기도 한다. 
누구든 텃밭의 풋고추를 따주면 고마워한다. 미소를 보면 진정으로 감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미소는 소금과도 같다. 대면 시 미소가 없으면 어색하다. 자연스러운 미소는 부담감이 줄어들고 친밀해진다. 
잘생긴 외모에 마음마저 곱다면 누구나 이끌린다. 미소는 외모와 속마음 모두를 장식한다. 타고난 외모는 어쩔 수 없더라도 미소 짓기는 쉽다. 미소를 지으면 얼굴도 좋아 보인다. 이처럼 미소는 대인관계의 특효약이다.  
우리의 유교적 전통은 헤픈 웃음보다 근엄함을 추구하기도 했다. 유교의 양반문화, 선비문화의 영향이다. 물론 부드러운 미소를 경계하지는 않았지만, 유교적 품위를 중시하다 보니 자연히 근엄한 인상으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싶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스쳐 갈 때 꼭 인사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습관화돼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우리에게는 어색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부럽기도 했다.  
우리도 변하면 어떨까?마주치는 사람에게 살갑게 눈인사를 해보자. 특히 기성세대에서 변화를 주도하면 좋겠다. 
어른으로서 자긍심도 생기고, 사회적 수용성도 높을 것 같다. 인자한 미소로 다가가면 품격 있는 노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자손에게는 존경받는 할아버지로 기억될 것이고, 사회적으로도 경로 의식이 고양될 것이다. 미소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