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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들판, 백색 물결
손 원 수필가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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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19  16: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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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들판은 자연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다. 수확기의 황금빛 벼는 곡간을 채우는 기쁨을 가져다준다. 배고팠던 시절, 황금빛 들판은 풍요와 함께 넉넉한 인심을 가져다주었다. 노년기에 들어선 지금도 그때의 황금빛 들판이 자주 떠오른다. 물질이 우선시되고 인정이 팍팍해지고 있지만, 황금빛 들판은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했다. 그저 배고픔을 잊고 넉넉한 한 철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각인됐다. 산천이 유구하듯 들판은 변함없이 지금도 그대로다. 다만 들판의 풍광이 달라 보인다. 예전에는 작물의 생육기는 초록 물결, 수학기에는 황금물결이었다. 
승용차로 넓은 들판을 지나칠 때면 비닐하우스가 바다를 이루고 있어 백색 물결이다. 참외 주산지 성주에는 일 년 내내 곳곳이 비닐하우스 물결이다. 전국이 비닐하우스 바다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연중 저렴하고 맛있는 과일이며 채소를 실컷 먹을 수 있다.  
비닐하우스는 종전 하늘에 의존했던 온도와 수분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연중 작물 재배를 할 수 있다. 하우스 재배는 노지재배보다 손이 많이 가고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고소득을 보장하기에 들판은 온통 시설재배 하우스로 채워지고 있다. 
원예작물일 경우, 온실 덕분에 수확기가 훨씬 앞당겨졌다. 이른 봄에 딸기가 나고, 여름이 제철인 수박, 참외가 봄 과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노지 재배보다 당도가 높아 맛도 좋다. 상치, 깻잎, 오이는 한겨울에도 푸짐하다. 우리의 밥상은 늘 신선 채소로 입맛을 돋우고 있다.  
온실은 계절을 초월해 원예작물을 생산할 수가 있다. 바나나, 파인애플 등 열대작물 재배도 가능하다. 요즘 지구 온난화로 열대작물 재배지가 계속 북상하고 있다. 
반면에 서늘한 기후에 적합한 작물은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과거 대구는 사과, 나주는 배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충청 이북까지 북상한 상태다. 
남부지방에서 사과를 재배하려면 시원한 인위적인 시설이 필요할 정도다. 서늘한 냉온 실이 없다면 남녘의 사과 생산은 전설로 남을 것이다.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으로 지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어 작물 재배에도 인위적인 온도조절이 필수적이다. 
주요 작물이 철과 관계없이 생산되면 좋겠지만, 그보다 부정적일 수도 있다. 농작물은 자연 상태로 재배됨이 바람직하다. 대규모 비닐하우스 온실은 먹거리를 풍부하게 해 우선은 좋다. 
하지만 자재 생산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높은 생산비용으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등 부정적인 요소도 많다. 들판을 뒤덮은 비닐하우스보다는 철 따라 드러나는 자연의 빛깔이 친환경적이고 생태환경에도 유익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비닐하우스보다는 자연 상태로의 작물 재배를 우선해야 한다. 기온에 맞는 적절한 작물을 재배하고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시설하우스의 일반화로 지역의 특산품이 무색해지고 있다. 고령 딸기가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딸기는 전국적으로 하우스 재배를 하고 있어 보통작물이 됐다. 
성주의 참외, 수박도 마찬가지다. 낙동강 퇴적층의 비옥한 토질과 기온이 적당해 아직 명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재배지가 전국적으로는 확산되는 추세다. 오래지 않아 거의 모든 작물이 지역 특산물의 명성을 잃고 일반화될 듯하다. 즉 과학영농의 영향이다. 예전에는 가을이면 수확기 벼로 가득한 황금들판이었다면, 요즘은 이른 봄 비닐하우스 안에는 잘 익은 딸기가 가득하다. 과거 농부들은 벼 수확으로 곳간을 가득 채우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요즘은 벼농사 후작으로, 원예작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우스 딸기는 2월부터 5월까지 출하된다. 겨우내 하우스에서 키워 낸 딸기는 농부들에게는 주곡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수익이 좋다. 
벼 수확을 끝낸 후작이 위주가 되고 있다. 딸기 농사는 벼 수확이 끝난 가을부터 이듬해 모내기 무렵까지 가는 긴 기간이다. 그동안 많은 노력과 경비가 들어가지만, 부유한 농촌을 보장한다. 특히 벼농사 후, 엄동설한 농사로 연중 농사를 가능하게 한다. 늦봄에 출하되는 참외, 수박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만 해도 황금들판의 풍요로움에 감사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로 뒤덮인 백색 들판이 더 소중하니 격세지감이다. 과거의 황금들판보다 훨씬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시설하우스 재배는 앞선 기술, 꾸준한 노력과 의지,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현대식 영농으로 농부들의 자부심도 크다. 
외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 농촌이 보다 잘 살 수 있어 흐뭇하다. 요즘 농촌이 고령화되고 인구도 급격히 줄고 있어 소멸 위기라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아직은 농촌이 활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들판을 뒤덮고 있는 비닐하우스의 장관만 보더라도 왕성한 생육의 현장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년에 힘을 다해 농사를 지으시는 어르신들의 덕분이다. 젊은이들이여,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농업에 도전해 보자. 기회로운 들녘에서 부농의 꿈을 일구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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