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종교인을 제외한 세계인들이 즐겼던 성탄절이 지나갔다. 그 즐겨 불렀던 ‘기쁘다 구주오셨네’와 ‘징글벨’의 송가 한 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 하고 크리스마스가 지나가버려 아쉬움만 남았다. 
그런데 성탄일 이브로부터 당일까지 당해 신자들은 물론 모든 국민이 그 다음 날부터 겨우 즐거웠던 하루를 뒤로 하고 이른바 물가고 등 ‘3고’의 어려움과 쟁투(爭鬪)를 벌여야 하게 됐다. 게다가 허울 좋은 민의(民意)는 남의 일이고 날이면 날마다 여야로 갈라진 정치판은 싸움뿐이니….
이태원 참사는 우여곡절 끝에 국정조사는 시작됐지만 출발부터 난제만 돌출한다. 경찰서장과 구청장(?)은 구속됐지만 위 직급 장관 등과는 아직 논란 중인 데다 조사 현장은 소란장이 됐다. 분향소에는 보수와 진보로 나뉜 세 대결이었다. ‘세월호 팔아 집권한 문재인’, ‘이재명 구속’의 현수막이 걸렸으며, ‘윤석열 지지’ 구호가 뒤섞여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거기다 야당 의원(서영교)이 유족과 분향소를 지키는 사람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기까지 해 분란을 자초했다. 또 친야 시민단체들과 광우병, 세월호 집회를 주도했던 이들이 대책회의를 조직하며 다시 모였으니 점입가경이다. 그러자 야당과 유족을 비난하는 친여 단체와 유튜버들이 몰려들어 분향소가 정치판과 국론 분열의 장으로 변했다. 피해는 주민과 골목 상인들만 입었으니 성탄절의 환희가 묻히고 말았다. 
오늘은 또 북한의 무인기 5대가 서울 하늘을 다섯 시간이나 정찰했지만 한 대도 격추하지 못 하는 사건이 터졌다. 거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무인기 대응 공군 KA-1기가 정비 불량으로 추락하는 난맥상도 보였다. 
국방부는 국민께 사과까지 하고 대통령은 또 지난 정부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무인기 대비 예산을 반토막을 낸 야당을 언급했다. 핵심은 문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알고도 대비에 소홀한 것은 여당 책임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문정부 5년 동안은 훈련은 물론 무인기 격추 가능한 ‘비호(飛虎)복합’ 군 장비를 방치했다는 것이고, 현 정부는 무능했던 전 정부를 그냥 보고만 있었으니, 그 책임은 반반이라 할 수밖에 없다.
상황을 보면 앞으로도 무인기와 함께 미사일 발사도 빈번할 텐데 대비는 어찌해야 할까. 대통령은 영공을 침범했다고 격노하며 압도적 응징책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북한이 코웃음 칠 것이 분명하다. 나는 무인기 막는 방안으로 하늘은 막아버리자는, 구접스런 생각도…. 
한 일간지에 난 기사를 원용(援用)한다. “문 정부가 5년간 북한과 ‘비핵화 쇼’만 하다가 군의 대비 태세는 약화되었고 훈련 부족도 만성이 됐다. 게다가 군사력이 아닌 ‘대화’로 평화를 지킨다는 공허(空虛)한 선언도 했다”는, 기사 말이다. 여기 더 보태면 “…그 공허함의 제일 큰 상징적 의미는 ‘주적(主敵)’을 없앤 것이며, 주적이 없는 군인의 할일은 뭣일까”이다. 대북 확성기 철거와 전단지 살포 금지도 ‘삭제한 주적’ 못지않다고 할 수밖에 없다. 
야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집권 8개월 동안 뭘 했느냐고 반격한다. 북한 무인기 5대가 수도권 하늘을 휘젓는 동안 보고만 있었으며, 한다는 게 새떼와 풍선을 무인기로 착각하는 오류뿐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주적’을 없앤 것도 한 주요 원인이 아닐까 되묻고 싶다.
정부가 국민 통합을 위해 새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그런데 전 대통령(이명박)은 형 면제와 복권(復權), 82억여 원 벌금도 면제한 반면, 전 지사(김경수)는 복권은 없이 잔여 형기만 면제받아 이후 5년은 공직 선거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여야는 공격과 수비에 전력(戰力)을 소진할 태세이니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판단은 어느 쪽일까. 나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도 모두 동일한 사면이 옳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실책이라는 말이다. 
형기만 면제받은 전 지사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라 하고 국민 통합은 ‘일방통행이 아니라’고 정부를 탓했다. 수감 때 ‘정의는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가 없는 것으로도 그나마 다행인데, 임종석 등이 출감자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 치는 것을 본 친여 인사들은 민주화 운동의 ‘양심수’ 같다고 비꼬았다. 
드루킹 사건! 선거가 제일 큰 주권행사인데, 그걸 여론 조작으로 판세를 뒤집으려 했다니 이야말로 국기문란이다. 단 한 번도 잘못을 인정한 일이 없으니 후안무치의 반열에 수위(首位)로 올려야겠다. 자기 때문에 죽은 직원 모른다 한 사람이 1번, 자기 이름으로 발행한 수표도 모른다는 전 총리가 2번, 침 튀기며 혐의 반박하는 의원(노웅래)이 3번, 공금 횡령·유용의 귀재 윤미향, 거짓말 대법원장 등등이다. 사실 그 반열에 올릴 자 수도 없다. 자기는 다주택 소유하면서 한 채 외는 다 팔라하고 ‘나도 강남에 살아봤지만 별거 아니라’는 고위직, 편향은 아니라는 ‘뉴스공장장’도 있었다. 이럴 때도 소가 웃어야 한다.   
‘대통령’과 ‘지사’의 사면을 두고 왜 이리 역차별 하느냐고 야당은 역공하고, 여당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맞받아친다. 고립무원의 총장일 때 문 정부 실세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다가 대권까지 차지한 경우(윤대통령)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았을 텐데, 실책이었다. 야당은 호위무사가 되고, 여당은 역공에 몰두하다 보면 몸집(김경수)만 키워주는 역효과만 날 테니 그게 실책이라는 말이다. 또 없는 흠집도 만들고 철부지 아이들처럼 생트집만 잡는 야당이니 앞으로 무슨 음모(?)가 있을지도···. 더 큰 문제는, 당대표를 결사옹위하는 당은 물론 옳고 그름의 변별력(辨別力) 같은 것은 이미 내 팽개친 지 오래인 극렬(무조건) 지지자(개딸)들이 문제이며, 편향된 민심의 ‘팬덤’이 더 문제라는 말이다. 나라가 왜 이리 두 쪽으로 갈라진 게 통탄스럽다. 나는 어느 쪽에 서야 하나? 오죽했으면 대표적 진보논객 강준만 교수는, 문 대통령이 한 일은 ‘분열과 갈등’뿐이었다 했을까.
또 터졌다. 야당 의원(노웅래)이 6천만 원의 뇌문 수수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는데,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투표 결과는 부결이었다. 투표 전 법무장관은 혐의 사실을 밝히며 국민이 기억할 것이라 하는가 하면, 당사자도 역시 국민이 기억할 것이라 했으니 적군과 아군이 ‘같은 소리 다른 뜻’이 담긴, 블랙코미디도 나왔다.
또 그(노웅래)는 의원총회에서 격한 분노를 토하며 부결시켜달라는 읍소(泣訴)를 했으니 처음 보는, 의원답지 않는 졸렬한 작전도 썼다. 어쨌거나 부결의 효력은 본 모양이다. 거여의 ‘힘자랑’만 믿는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었다. 하지만 불체포와 면책 특권을 보장받은 사안에 환호만 할 게 아니라 또 넘어야 할 당대표 검찰 소환이 ‘발등에 불’ 걱정을 해야 할 것 아닌가 한다. 내부에서는 방탄만 하는 것이 결코 ‘민주’를 지켜온 당 답지도 않고 등 돌리는 국민도 있을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노 의원 방탄을 본 진중권 교수는 ‘정신 나간 야당’이라 직격을 날렸다. 역시 논객다웠다. 
오래 전 시월유신 공안정국일 때 겪었던 ‘일당독재’를 연상케 하는 지금 ‘공룡 169석’ 야당이다. 대표적인 게 ‘검수완박’이며 지금은 농민도 반대하는 ‘쌀 의무매입법 개정안’을 단독 상정하겠다 한다. 딱 하나 합의한 상정은 여야 동일, 자기 지역구 예산 ‘갈라먹기’ 뿐이었다. 게다가 1월 임시국회도 열겠다니 몰염치의 ‘당대표 방탄(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가장 적절한 말이다.
검찰 소환일을 뒤로하고 허울 좋은 ‘민생탐방’에 나선 야당대표는 소환에 응할지 여부를 두고 장고 끝에 소환에 응하기는 한다고, 두루뭉술한 작전 구상을 스스로 밝혔다. 그 많은 혐의 증거부터 없다고 하고 ‘야당탄압’만 쏟아낸다. ‘이재명이 그리 무섭나’라는 비아냥도 나오는가 하면 ‘없는 죄 탈탈 털어 만들어내는, 민주주의 파괴···’의 독설이 나오는 형국이니 앞으로 그 결말의 후폭풍은? 
어쨌거나 결과에 따라 검찰과 이재명은 물론 침 튀기며 결백 주장한 노웅래도 천길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은 분명하다. 게다가 개딸들은 검사 신원도 공개하고 ‘검찰 폐지’까지 호언하니 말문이 막힌다. 만일 대법원까지 유죄 확정이 되면 오심이라며 끝내 ‘조작의 결과’라 할 것이 명백하다. 평소 불리한 것은 모른다 하는, 그 능변과 달변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 가정하기 충분하니 말이다. 나 같으면 억울해서라도 검찰에 스스로 나가서 항의하고, 거꾸로 ‘명예훼손’도 청구하겠다. 한때 떠돌았던 ‘법꾸라지’처럼 궁지에 몰려도 궤변으로 잘 빠져나가면 ‘정치하고 있네!’로 위트와 질타가 동시에 나와 피의자를 격하게 비판한 때도 있었다. 그게 ‘상규(常規)와 상식’을 몰각(沒覺)한, 정치판을 향한 직격탄의 무거운 함의(含意)였다.
‘대장동’으로부터 변호사비 대납 등 다 셀 수도 없는 혐의들을 모두 부인하고, 툭하면 ‘김건희’도 다시 조사하라 한다. 이런 행태를 본 일간지 한 논객(論客)은, 방탄을 위해 검찰 소환일에 호남으로 달려가고 전 대통령(문재인)까지 우군으로 끌어들임을 고사성어로 비난했다. 즉 “교활한 토끼는 적을 피하려고 굴을 세 개나 판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 직격을 서슴지 않았고, 만일 대선에 성공했다면 나라 전체가 토끼굴이 될 뻔도 했다고 격렬한 비판도 했다. 나도 공유하고자 한다. 정치 본거지 성남을 두고 인천에 가서 의원이 된 것, 당대표 된 것, 방탄의 지지자 결집이 교토삼굴이 됐다는 말이다. 또 다른 신문은 “위험에 대비하는 ‘토영삼굴(兎營三窟)’”이라 했으니, ‘대장동’을 향한 비수(匕首)에 다름 아니었다. 
내 언젠가 말했듯 나라 정치에 대한 불평불만은 많지만, 그것도 접을까를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시민의 권리를 ‘유기’하는 것 같아 ‘독자 없는 글(?)’을 또 피력해보는 것이다. 
아무튼 2023년 새해를 맞아 온 국민이 이 ‘3고’의 시대를 극복하는, 희망의 정치를 보고 싶은 것만은 분명하다. 대통령도 나라 운영 총책임의 중책을 맡았으니 역사적 운명이거나 소명으로 생각하고 부디 국태민안에 전력을 기울여 ‘선정의 표상’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