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과 무표정한 고집불통의 구릿빛 얼굴, 그러나 다부진 체구에서 풍겨 나오는 구수한 사투리와 진한 땀 냄새에는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소박한 인정미가 묻어 나온다.
근면함과 성실성을 무기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 알뜰한 가장(家長)으로 10여 년 이상 카센타를 운영하는 엄성흠(47) 대표.
처갓집이 고령인 관계로 어렵지 않게 다산에 뿌리를 내린 그는 누구보다 고령사람으로 적극적인 활동과 지역 사랑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다산으로 전입한 이후 지역자율방범대에 가입해 10여 년째 지역 방범활동과 교통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모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해체위기에 놓인 다산FC(조기축구회) 회장을 맡으면서 매우 바쁜 척 하지만, 감투는 싫지 않은 듯 적극적으로 열정과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그는 흩어진 축구동호인들을 다시 끌어 모아 다산면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노부모의 안위와 심기관리에도 애쓰는 효자로서 지극정성을 쏟고 있다. 바쁜 일상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찾아뵙고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그 또한 중간 세대의 아픔과 시련을 고스란히 안고 가는 결코 어깨가 가볍지 않은 40대의 가장이다. 예전보다 카센타의 일감이 떨어져 걱정이 앞선다는 그의 푸념에 안타까움만 쌓인다. 차량 대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지만 완성차 회사의 질적 향상과 세련된 서비스 또한 첨단을 달리기에 일반 카센타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지만 그래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소박하고 순수한 열정에는 아무도 태클을 걸지 못하는 그만이 가지는 독특한 삶의 방식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체력은 왕성한 식욕과 운동이며 모든 음식이 보약이다” 라는 그의 지론에서 보듯이 마라톤, 축구, 자전거를 통해 건강을 다지며, 오늘도 낙동강 주변을 누비고 다닌다.
일과를 마치고 삼겹살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풀어 놓는 세상사 넋두리로 지친 영혼을 달래는 그 역시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로 우리의 소중한 이웃으로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은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만의 자랑스러운 자산이자 고령군민으로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사랑 아내인 부인 배영모 씨와 1남 1녀의 가정을 이끌며 알뜰살뜰 살아가는 그를 지켜보면서, ‘천생연분(天生緣分)’이라는 고사성어가 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