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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꽃 ‘이필녀’
최 계 순 수필가 (전) 고령군보건소  |  webmaster@gorye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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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01  1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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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그녀의 첫인상은 미인이다. 얼굴도 서구적이고 몸매도 균형잡힌 데다가 키도 커서 남의 눈에 단연 두드러진다. 고령에 와서 그녀를 대면하면 시골 인물로서는 보기 드물어서 놀라고 또 그녀의 이름을 대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데 놀란다. 즉 고령에서는 '이필녀' 여사를 모르면 간첩 소리를 듣는다. 그만큼 수십 년에 걸쳐 고령에서의 그녀의 활약상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그녀는 고령 성산면으로 시집와서  일남사녀의 어머니로 사는 동안 내내 고령군학교 새마을어머니군 연합회장을 거쳐, 적십자고령군회장·고령군부녀회장·여성예비군소대장·건강도우미회 등을 거친 봉사활동은 가히 전설적이라 할 정도의 기록을 뽐낸다.
그녀의 집을 방문하면 모든 것이 깔끔하게 잘 정리돼 있다. 이는 여성적이고 가정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증거다. 자녀를 키울 때 바깥 활동을 그렇게 많이 하면서도 애들 하교 시간에는 집에 와서 아이들을 맞아 주었다는 것이다. 그 일화는 평소 그녀의 성격을 잘 나타내 주는 한 단면이다. 즉 어머니가 집에 없을 때 아이들이 가지는 허전함과 상실감을 안 주려고 했던 자상한 어머니의 속 깊은 배려심인 것이다. 
어릴 때부터도 자식들에 대한 건사와 교육도 아주 철저해서 따님 중에는 미모와 교양을 갖추어 그 어렵다는 대한항공 승무원까지 된 이가 있으니,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도 모자람이 없는 아주 똑 부러지는 자상하고 인자한 어머니인 것이다. 
남편에게는 다정한 부인으로 살면서 집안의 대소사를 잘도 맡아 치르고, 그 숱한 외부 활동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 잘도 해내는 그녀의 왕성한 활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내가 그녀를 수십 년간 본  관점에서는 타고난 유전자에다 부모님이 주신 건강한 신체 덕분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그리고 또 어쩌면 해바라기를 닮은 ‘정열의 여인’이라고도 생각해 본다. 뜨겁게 이글거리는 태양 밑에서 노란 해바라기들은 절대로 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더욱 더 생기를 찾아 강하게 잘도 버텨 나간다. 
한여름의 태양 아래 커다란 꽃을 탐스럽게 피우는 모습에서 옛부터‘정열’을 의미하는 해바라기꽃. 그리스 신화에서는 태양의 신  아폴론을 사랑한 요정 크리티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 그저 바라만 보다 꽃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일전에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 이필녀 씨가 전국 리장회의 편에서 경상북도 대표로 뽑혀 고운 한복을 입고 나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기서 말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그 장면을 보는 내가 가슴이 다 두근거리고 반가웠었다. 나라의 중심이 되는 서울의 방송국에 가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청산유수같이 말을 잘하는 그녀의 능력은 참으로 희한하고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자니 평상시에 겪는 우리들의 사소한 얘기도  그녀의 입을 통해 듣게 되면 누에에서 실을 뽑듯 자연스럽고 길게 이어지며 아주 극적인 재미를 돋구어 준다.
칠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마을 리장을 열심히 하고 있고, 또 어르신들을 위한 평생 학습관에 가서도 면 대표로 싱싱하게 봉사하는 그 모습은 우리들 눈에는 늘 신선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비친다. 이러한 그녀의 모습은 누구보다도 우리의 고장 고령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유월의 햇볕은 아직 초여름을 맞고 있지만 더 해가 따가운 여름철이 곧 닥칠 것이고, 그 강한 햇볕 밑에서 강렬하고 환한 빛으로 자기 몫을 당당하게 적극적으로 하는 해바라기 꽃. 그런 꽃을 닮은 이필녀 여사의 고단한 수고와 봉사정신을 길이 기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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