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서당에서는 전날 배운 공부를 다음날 학동들이 앉은 가운데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 채로 배강하는데, 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서 훈장님으로부터 회초리를 맞는 것을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하여 왔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교육적인 측면을 넘어서 폭력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까지 이르렀다.
18세기의 화가 김홍도의 서당 풍속도에 보면 서당에서 한 아이가 훈장님으로부터 혼난 후 울고 있고, 다른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는 모습을 그렸다. 이 모습을 우리는 해학적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이 장면을 훈장으로부터 혼난 학생을 다른 아이들이 조롱하며 왕따 시킨다고 해석한다면 그것은 학교폭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도 학교에서의 체벌을 당연한 교육 수단으로 여겼다. 중세로 넘어와서도 체벌은 엄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신학자 마르틴 루터도 “매는 좋은 아이를 만든다”고 설파했다. 그래서 영국은 19세기 까지 매질을 교육제도로 보장했다.
그러다 체벌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함께 법률적으로 금지하는 나라들이 많아진 것은 1970년대 이후다.
학생인권을 존중하기 위해 체별 전면 금지도 필요하나 학생지도가 어려워져 교실수업 파행이 우려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일부교사의 ‘감정의 매’, ‘미움의 매’는 분명 폭력이다. 학교에서의 폭력은 교육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정당한 교육적 목적으로 행해지는 사랑의 매 조차 부정해야 할까 현대판 서당(書堂) 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