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愛之 能勿勞乎

 子曰 愛之 能勿勞乎 忠焉 能勿誨乎 (憲問第八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랑한다면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충성한다고 가르쳐 깨우쳐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랑하기만 하고 수고롭게 하지 않는 것은 짐승들의 사랑이요 충성하기만 하고 가르쳐 깨우쳐주지 않는 것은 부인(婦人)과 내시(內侍)들의 충성이니 사랑하면서도 수고롭게 할 줄 안다면 그 충성이 큰 것이다.
농부가 씨를 뿌리고 김을 메주고 거름을 주어 곡식을 가꾸는 것은 가을에 많은 열매를 얻기 위함이다. 자식을 키우는 이치도 농부가 농사 짖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자식이 사랑스럽다고 일을 시키지 않을 수 있으며 자기에게 충성한다고 잘못이 있어도 깨우쳐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지난날 군주시대(왕조시대)에는 반상제도(班常制度)는 양반이 직접적으로 생업에 종사해서는 안 되고 육체적 노동을 요하는 일에 종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신분이 높을수록 더 높은 도덕적 의무를 지고 백성들보다 먼저 전쟁터에 나가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키는 서양의 귀족과는 달리 우리네 양반은 나라를 지키는데 앞장서기는 커녕 세금까지 내지 않았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상민의 차지이고 양반은 상민 위에 군림해 착취를 일삼았다.
이러고도 나라가 부강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속담에 사랑하는 자식에 매한대 더 때려라는 말이 있다.
진실로 자식을 사랑하거든 땀흘려 일하는 수고를 체험하게하고 땀의 값어치를 알게 해한다. 자식이 사랑스럽다고 곱게만 키우고 수고롭게 하지 않는 것은 짐승들의 사랑이다.
사랑할수록 수고로움을 알게 하는 것이 참다운 사랑이다(愛而知勞之則其爲愛也深矣).
소식(蘇軾)의 말이다. 잘 입히고 잘 먹이고 힘든 일은 시키지 않고 제멋대로하게하고 네가 제일이라 한다. 이렇게 키운 아이가 자라서 험한 세상을 헤치며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참으로 자식을 사랑한다면 물고기를 잡아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탈무드’에 있는 말이다. 스스로 땀 흘리게 해 그 땀의 값어치를 알게 하라. 값진 열매는 내가 흘린 땀에 비례해서 얻어지는 것임을 알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