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臨事而懼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述而第十章二節)

 자로가 말했다. 부자(夫子)께서 삼군을 출동(出動),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하고 맨몸으로 강하(江河)를 건너려해 죽어도 후회함이 없는 자를 함께하지 않을 것이니 반드시 일에 임해 두려워하며 도모하기를 좋아해 성공하는 자와 함께 할 것이다.
공자께서 어느 날 그의 수제자 안연에게 ‘세상 사람들이 나를 써주면 내 뜻을 펴보일 것이요, 나를 몰라주면 야(野)에서 미련 없이 묻혀 살 수 있는 것은 너와 나뿐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함께 있던 자로(子路)가 공자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만약 삼군(三軍)을 지휘하는 장수가 된다면 누구와 더불어 같이 하시겠습니까?’ 성미가 급하고 용맹스러운 성품인 자로는 마땅히 자기와 더불어 일한다고 대답할 것을 기대했다.
공자께서는 ‘내가 만약 삼군의 장수가 돼도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 하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하고 죽어도 뉘우치지 않는 자와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성취하지 못할까 두려워하고 충분히 계획하고 신중히 검토해 반드시 그 일을 성공시키는 자와 함께 하겠다.’라고 대답했다.
공자의 이 말씀은 자기의 용맹만 믿고 모든 일에 겁 없이 덤벼드는 자로에게 만용(蠻勇)을 경계하라는 충고의 말씀이라 하겠다.
참으로 용기 있는 자는 무서움을 모르고 물불을 가리지 않고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는 자가 아니라 일을 이루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이 드는 가를 충분히 알고 실패에 대한 두려운 마음으로 그 일을 반드시 성취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나폴레옹이 어려운 공을 세운 두 병사에게 훈장을 달아 주었다. 한 병사는 당당하고 씩씩해 무서움을 모르는 병사라고 칭찬했고 한 병사는 훈장을 받으면서 벌벌 떨고 있었다. 나폴레옹은 ‘네가 참으로 용기 있는 병사다.
그 일이 얼마나 어렵고 두려운 것인 줄 알면서 해냈으니 참으로 장하다’ 했다. 과연 나폴레옹이다.
일을 당해 두려움을 알라.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이 어디 있으랴! 일에 어려움을 알고 두려운 마음으로 경건하게 대할 때 일은 이루어 질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