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마음껏 뛰어 놀아야할 운동장이 잠을 자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학교의 현실이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서 뛰어 놀지 못하게 하는 학교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아이가 다치면 학부모에게 항의를 받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작년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체육시간에 아이가 넘어져 찰과상을 입자 학부모가 교사를 고소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 사실 초. 중등교육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신체를 건강하게 운동시키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놀다가 아이 무릎 까졌다고 교사를 고소하고, 학교는 그게 무서워 체육을 안 가르치면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요즘 교사들은 별의별 민원들을 다 받는다고 한다. 운동장에서 노는 대신 복도나 교실에서 마음껏 뛸 수 있게 해달라는 학부모도 있다고 한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모기에 물리면 “우리 아이 모기물릴 때 뭐했느냐?”고 성화를 낸다고 한다. 그래서 교사는 아이 몸에 상처가 있는지부터 살핀다고 한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체육수업 하지 말라는 민원이 들어오고, 공부할 아이들에게 왜 피곤하게 땀 빼느냐는 것이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체육수업 권장 기준인 주 3시간을 지킨 학교가 25%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럼, 체육교사는 그 시간에 수업도 하지 않고 논다는 말이 아닌가. 입시교육에 휘말려 학교교육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외국의 어느 학교에서 실험연구를 해 본 결과, 일주일에 한 시간씩 뛰어노는 아이는 공부에 대한 흥미도가 6%나 올랐다고 하며, 특히 하위 10% 학생은 21%나 올랐다고 한다.
미국 존 레이티 하버드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작년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운동 기반 교육이 강화되는 추세인데 한국은 역행하고 있다.”며 “매일 최소한 40분간 운동을 해야 피와 산소가 뇌로 많이 공급되면서 학습능력이 좋아진다”고 했다.
그럼, 외국의 학교 체육수업 실태는 어떠한가? 캐나다 초등학교 점심시간은 밥 먹는 데 20분, 노는데 40분으로 정해놓고 아이들은 밥 먹은 뒤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는 항시 축구, 야구, 하키, 배구, 같은 운동프로그램을 마련해 준다고 한다.
또한 스웨덴에서는 점심시간에 교실 문을 걸어 잠그고 모두 운동장에 내보낸다고 하며, 프랑스 중학교에서는 체육 수업을 주 4시간으로, 프랑스어, 수학시간과 똑 같이 배정해서 의무적으로 실천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는 신체를 단련하는 동시에 인간관계를 비롯한 사회성 훈련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들은 스포츠를 통해 규칙과 명예 그리고 협동과 희생의 가치를 깨닫는다.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 않던가. 선진국에서 다른 어떤 과목보다 체육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휴식시간에 안경을 쓰고, 휴대폰으로 게임하는 것이 표본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운동장이 텅 빈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언제쯤 우리나라 아이들도 점심시간에 휴대폰을 멀리하고, 운동장에 나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날이올지 걱정이 태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