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책의 성격으로 보면 알뜰한 살림살이를 할 것 같은 비정치적인 영역으로 보이는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가 좋지 않은 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각종 비리와 연관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당공천제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다.
주어진 예산 범위에서 지역가계부를 꼼꼼히 챙기면서 주민복리와 살기 좋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책무를 다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게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자치단체의 인사, 인허가 비리 실태를 보면 과연 이런 조직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물론 우리 관내와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언제든지 비리와 고질적 병폐가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과 부패의 유혹이 항상 도사리고 있어 지역에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기에 더욱 그렇다.
타 시군의 경우지만,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해 근무성적을 조작하거나 채용자격을 바꾸는가 하면 부당한 용도 변경으로 특정업체에 막대한 개발이익을 안겨주기도 하고 계약과 다르게 설계, 시공된 공사를 묵인하고 허위 설계변경으로 공사비를 과다 청구해도 눈감아 주는 행태가 적발되기도 했다.
지자체의 비리는 그동안 감사원의 감사와 지자체 내부감사를 통해서도 수없이 적발되었지만 악순환의 고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자체의 부정부패가 전국적으로 만연돼 토착비리로 굳어졌기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그치지 않고 있다.
자칫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직권을 남용하거나 전시행정, 또는 홍보성 행사에 열을 올리는 일부 지자체의 잘못된 행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앙당 공천과 맞물려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게 하기 위해서도 지역 민심을 왜곡하거나 국회의원들의 눈치와 줄 대기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기본적 권익을 배반하는 행위이기에 더욱 자제되고 치열한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한편으론 당사자인 기초단체장이나 기초의원 자신들이 정당공천제의 폐지에 동조하고 타당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는 있지만 과연 새 정부에서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여전히 의문스러운 대목이다.
더구나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이미 여러 차례의 지방선거를 통해 증명되었다. 공천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들의 수발을 들고 각종 행사와 모임에도 그들의 민원을 챙겨주느라 주민자치, 지방자치는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 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책임정치 구현” 이라는 취지로 도입한 정당공천제가 오히려 지방행정의 비리를 가중시키고 중앙정치에 예속시켜 지방분권을 약화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따라서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반드시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구도속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군민을 위한 일념으로 봉사하는 일꾼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