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가 입은 신세를 갚는 것이 도리인데, 입은 신세 중 가장 큰 것이 자기를 있게 한 조상의 신세이다. 그것을 보본반시(報本反始), 즉 근본에 보답하고 자기도 자손을 낳는 것이며 그것을 효도(孝道)라 한다. 효도는 자기가 살아있는 동안 계속해야 한다.
그래서 종신지행(終身之行)이라고 한다. 돌아가신 조상께 효도를 계속하는 것이 제의례(祭儀禮)이다. 옛날에는 가정의 제의가 많이 있었으나, 그 중에서 오늘날에도 지내는 제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시제 : 춘하추동 때 계절 가운데 달에 날을 골라 사당에 모신 모든 조상에게 지내는데, 현대에는 지내는 집이 드물다. 음력 10월 묘지에서 지내는 제사는 시향(時享) 시제(時祭)이 아니고 세일사(歲一祀)라 해야한다.
2. 명절차례 : 명절에 기제사를 지내는 모든 제사.
3. 기일제(忌日祭) :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그 배우자와 함게 지내는 제사.
4. 세일사(歲一祀) : 기일제를 지내지 않는 직계 조상에 대해 일년에 한번 지내는 제사.
5. 산신제(山神祭) : 조상의 산소를 모신 산의 신에게 지내는 제사 등이다.
그 중에 명절차례(名節茶禮)에 대해 간단히 알아본다. 고례에는 차례란 말이 없고 속절즉 헌이시식(俗節則 獻以時食), 즉 ‘민속 멸절이면 명절 음식을 올린다’고 했다. 차례대상은 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께 차례를 지내는데, 장자손이 주인이 되고 주인의 아내가 주부가 된다.
고례에는 모든 명절에 차례를 지냈으나 요사이는 설날, 한가위에만 지낸다. 지내는 사간은 자묘에서 지낼 때는 아침 해뜨는 시간이고 묘지에서 지낼 때는 그 날 중에 지낸다. 차례 장소는 가묘(家廟 : 사당)를 모실 때는 가묘에서 지내고 성묘(省墓)할 때는 주과포(酒果脯) 만 묘지 앞에 차리고 성묘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설날에는 집에만 지내고 한식과 한가위에는 성묘를 해야하기 때문에 묘지에서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한가위 때는 벌초(伐草)를 해야 한다. 기제와 차례의 차이점에 대해 몇가지 살펴본다. 기제는 조상이 돌아가신 날에 지내고 차례는 명절에 지내고, 기제는 밤에 지내고 차례는 낮에 지낸다.
기제는 그 날 돌아가신 조상과 그 배우자만 지내고 차례는 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을 지낸다. 차례는 명절 음식을 올리는 예이므로 메와 갱을 차리지 않고 명절음식(설날-떡국, 한식-화전·쑥떡, 한가위-송편)을 올린다. 기제에는 술을 3번 올리지만 (3헌) 차례는 1번만 올린다. 차례는 숙수(숭늉)을 올리지 않고, 촉문을 읽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차례는 명절날 지내기 때문에 간략하게 약식으로 지내기도 한다. 조상 묘지의 성묘와 차례 순서는 자기 집에서 거리와 교통형편 등을 고려해 편리한 대로 순서를 바꾸어도 무방하고, 성묘와 묘지 차례를 해당 명절날 다 지낼 수 없으면 다음 날까지 지내도 되며, 만일 명절날에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명절에 가까운 다른 날에 지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