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언충(鄭彦忠)

본관은 동래(東萊)이며 자는 신숙(藎叔)이다. 형조참판(刑曹參判)에 증직(贈職)된 아버지 정항(鄭恒)과 선무랑(宣武郞) 북부참봉(北府參奉)을 지낸 류광한(柳匡漢)의 딸 정부인(貞夫人) 문화류씨(文化柳氏)사이에서 명종 6년(1554년) 6월 5일 고령군 덕곡면 반성리에서 태어났다.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의 문인(門人)이다. 공은 어려서 외숙(外叔)인 통정대부(通政大夫) 류태수(柳台壽)에 의지해 일찍이 말 타는 일과 활 쏘는 일을 익히고 경서(經書)와 사서(史書)들을 많이 탐독(耽讀)했으며 무예(武藝)를 시험하고 마음을 굳게 했다. 선조 15년(1582년) 임오(壬午) 별시(別試) 무과(武科)에 급제한 후 선조 18년(1585년) 봄에 서생포(西生浦) 만호진성(萬戶鎭城)을 지키는 수군만호(水軍萬戶)에 제수(除授)되었으나 이듬해 벼슬을 내어 놓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선조 25년(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인홍(鄭仁弘)이 창의격문(倡義檄文)을 초안(草案)해 의병(義兵)을 모집하니 의병진(義兵陣)에 합류(合流)해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의 천거(薦擧)로 초계(草溪) 가장(假將)으로 임명됐다.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의 명령으로 5월 하순에 초계의병(草溪義兵)을 이끌고 가리현(加利縣) 무계진(茂溪津) 현재 고령군 성산면 무계리 인근으로 이동해 6월 5일 왜적(倭敵)의 병참기지(兵站基地)가 된 무계진(茂溪津) 보루(堡壘) 공격작전(攻擊作戰)인 제1차 무계전투(茂溪戰鬪)에 참전(參戰) 중 공의 초계군(草溪軍)은 무계진(茂溪津) 상류쪽인 노다촌(老多村) 즉 현재 고령군 다산면 송곡리 노강서원(老江書院) 근처에 매복(埋伏)해 왜군의 지원병력의 접근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아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과 손인갑(孫仁甲) 중랑장(中郞將)의 적진공격(敵陣攻擊)을 엄호(掩護)하는 역할을 성공리에 완수해 100여명의 사상자(死傷者)가 발생하는 등 제1차 무계전투(茂溪戰鬪)가 대승(大勝)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왔다.

정언충 의병장이 매복한 노다촌 정경

1차 무계전투는 경상우도 지역의 보전은 물론 경상도를 통해 전라도로 침공하려던 왜군의 작전 계획에 차질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6월 중순경에는 초계(草溪) 의병장(義兵將) 전치원(全致遠)·이대기(李大期)와 함께 낙동강변에 목책(木柵 : 울짱)을 설치하고 매복(埋伏)하던 중 19일 새벽 왜선 5척이 목책에 걸린 것을 공격해 많은 적을 살상(殺傷)했다. 6월 22일에는 왜선 12척이 고령쪽에서 내려오다가 목책(木柵)에 걸린 것을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에게 고(告)해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전치원(全致遠)·이대기(李大期) 의병장(義兵長)들과 협공(挾攻)하자 적들은 배에 실은 약탈품(掠奪品)을 강물에 던지고 달아나는 것을 4척은 완전히 잡아 물에 빠져 죽은 자 외에도 참수급(斬數級) 8급을 올렸다. 7월중에도 낙동강(洛東江) 연안일대(沿岸一帶)에서 적의 보급선단(補給船團)을 계속 습격했으며 또한 왜적에 붙어서 나라를 해롭게 한 사노비(私奴婢)들을 처단(處斷)했다. 7월 9일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은 낙동강에서 15리 정도 떨어진 사원동(蛇院洞) 안언(安彦) 즉 지금 성주군 용암면 용정리 길 옆에 공을 비롯해 가장(假將) 김준민(金俊民) 등과 함께 2,800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진을 치고 군사를 6, 7개소에 매복(埋伏)시켜 무계(茂溪)에서 성주로 향하는 4백여 명의 적보급부대(敵補給部隊)를 포착(捕捉)하고 포위공격(包圍攻擊)해 짐 싣는 말 백 50여 필, 해와 달이 그려진 큰 기 3개, 그리고 철환(鐵丸)과 화약 등속(等屬)이 매우 많은 군수품(軍需品)을 노획(鹵獲)하는 큰 전과(戰果)를 올렸다. 동년 9월초에는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의 영(令)에 따라 초계가수(草溪假守) 곽율(       ), 전치원(全致遠)ㆍ이대기(李大期) 의병장(義兵長)들과 초계의병(草溪義兵)을 이끌고 고 령현 안림(安林)에 주둔했다가 15일 성주로 진출해 매복작전(埋伏作戰)으로 왜군을 유인, 격파하였으나 화살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

정언충 의병장의 묘지석

동년 10월에 들어서자 진주가 위급하다는 말을 듣고 삼가 의병장(三嘉 義兵將) 윤탁(尹鐸), 의령 가장(宜寧 假將) 곽재우(郭再祐), 초계 가장(草溪 假將) 정언충(鄭彦忠) 등 과 함께 외원군(外援軍)으로 동쪽 방면을 지켜 1592년 10월 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있었던 제1차 진주성전투(晋州城戰鬪)에서 승첩(勝捷)을 거둘 수 있었다. 같은 해 12월 7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있었던 제3차 성주성전투(星州城戰鬪)에서 공은 김면(金沔) 도대장(都大將) 지휘하(指揮下)에 정인홍(鄭仁弘) 대장(大將), 전라좌의병장(全羅左義兵將) 최경회(崔慶會), 전라우의병장(全羅右義兵將) 임계영(任啓英) 등과 함께 5천명의 군사로서 협공(挾攻)해 왜군이 익년(翌年) 1월 15일 성주성을 버리고 도주하였으므로 성주성(星州城) 탈환(奪還)에 성공(成功)했으며 이후 남해안(南海岸) 지역으로 남하(南下)해 패주(敗走)하는 적을 쫓아 선산(善山)지역까지 진출해 분전(奮戰)했다.
이러한 전공(戰功)으로 선조 27년(1594년) 진해현감(鎭海縣監)을 거쳐 선조 28년(1595년) 정월 전후(前後)의 공로(功勞)로 봉정대부(奉正大夫) 수(守) 군자감정(軍資監正)에 제수(除授)됐다가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의 천거(薦擧)로 창원부사(昌原府使)를 역임(歷任)했다. 선조 30년(1597년) 정유재란(丁酉再亂)이 일어나자 중군장(中軍將)으로 울주(蔚州) 증성(甑城) 전투에 참전해 세운 전공(戰功)으로 도체찰사(都體察使) 이원익(李元翼)이 천거(薦擧)해 동년 12월 남원도호부사(南原都護府使)에 제수되었고 선조 31년(1598년) 익산군수(益山郡守)에 배수(拜受)되었으며 선조38년(1605년) 임진왜란(壬辰倭亂) 종전(終戰) 후 전란극복(戰亂克服)에 기여한 전공(戰功)으로 선무원종이등공신(宣武原從二等功臣)에 녹훈(錄勳)됐다. 광해군 원년(1609년)에 무관(武官)으로 선전관(宣傳官)을 겸직한 무겸선전관(武兼宣傳官)을 맡아 궁중을 숙위(宿衛)하다가 광해 3년(1611년) 사직(辭職)했다. 광해군 7년(1615년) 12월 29일 향년 62세로 기세(棄世)했다. 묘소는 고령군 덕곡면 반성리(장방동) 선영 아래 해좌원(亥坐原)에 있다. 공의 위패는 합천 임란창의사(壬亂彰義祠)에 봉안(奉安)돼 매년 5월 10일 향사(享祀)를 지내고 있으며 그밖에 서생포(西生浦) 창표당(蒼表堂)과 울산(蔚山) 충의사(忠義祠)에 도 배향(配享)됐다.

참고문헌 : 난중잡록(亂中雜錄), 부사동래정공묘지명(府使東萊鄭公墓誌銘).  선무원종공신녹권(宣武原從功臣錄券), 선조실록(宣祖實錄) 33권 팔계일기(八溪日記), 정만록(征蠻錄), 동래정씨 참판공파 파보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