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개벽하니 일월성신(日月星辰) 빛이도다
일월(日月)은 도수(度數) 있고
성신(星辰)은 길이 있어
1년 365일에 제 도수 돌아오니
동지, 하지, 춘·추분은 일행(日行)으로 추측(推測)하고
상현(上弦), 하현(下弦), 망회삭(望晦朔)은 월륜(月輪)의
영휴(盈虧)로다.
천지상(天地上)에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북극을 보람해 원근을 마련(磨鍊)하니
24절후(節侯)를 12삭(朔)에 분배해
매삭(每朔)에 그 절후가 일망(一望)이 사이로다.
춘하추동 왕래해 자연이 성세(成歲)하니
요순(堯舜) 같이 착한 임금 역법(曆法)을 처음 열어
천시(天時)를 밝혀내어 만민(萬民)을 맡기시니
하후씨(夏后氏) 5백년은 인월(寅月)로
세수(歲首)하고
주(周)나라 8백년은 자월(子月)이 신정(新正)이라
당금(當今)에 쓰는 역법(曆法) 하후씨와
한 법(法)이라.
한서온랭(寒暑溫冷) 기후 차례(次例) 사시(四時)에 딱 맞으니
공부자(孔夫子)의 취(取)하심이
하령(夏令: 하나라의 월령)을 행(行)하도다.

주(註)
○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별자리는 기상관측의 중요한 징표였고, 기후는 농사에 절대적 조건임으로 그 예측은 천체의 관측으로 알게 됐다. 24절기는 계절에 맞기 때문에 농사지을 때 이용해 왔다.
○ 중국 고대 요·순(堯舜) 때 역법이 생겼다 함. 역법(曆法)은 달력의 법임.
○ 중국은 3황 5제 시대가 있었다고 전하며, 그 다음에 하(夏)라 전하며, 그 후에 은(殷: 기원전 1600년경~11세기경)나라, 다음은 주(周)나라임.
○ 중국 고대에는 동지(冬至), 즉 자월(子月)을 새해로 삼는 역법과 음력 정월(正月), 즉 인월(寅月)을 새해로 삼는 두 가지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고려 때에 동지를 새해로 하기도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