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안동장군 관련 회고시(懷古詩), 도로명(道路名), 지명(地名) 및 설화(說話)

 안동장군(安東將軍) 이미숭(李美崇)의 충절(忠節)은 마치 일월(日月)과 같이 빛을 다투고 두드러지게 우뚝 솟아 세인(世人)이 지절(志節)을 추앙(推仰)해 휘(諱)로 산명(山名)을 삼아 경모(景慕)할 뿐만 아니라 회고시(懷古詩), 도로명(道路名), 지명(地名) 및 설화(說話)를 통해 만고(萬古)의 충신(忠臣)으로 각인(刻印)되고 있어 그 사실을 밝히고자 한다.

① 회고시(懷古詩)
방랑시인(放浪詩人) 난고(蘭皐) 김삿갓 일명 김병연(金炳淵)이 미숭산(美崇山) 망향대(望鄕臺)에 올라 “영남술회(嶺南述懷)”와 “등망향대(登望鄕臺) 유감(有感)“이란 2편의 시를 지어 공의 영웅적(英雄的)인 삶을 기렸으며 한국유림을 대표하였던 대유학자(大儒學者)이며 독립운동가(獨立運動家)인 면우(俛宇) 곽종석(郭鍾錫)이 미숭산(美崇山)의 성(城)에 올라 공의 청고(淸高)한 지절(志節)을 칭송(稱頌)하고 항전(抗戰)의 기백(氣魄)을 지닌 영웅(英雄) 안동장군(安東將軍)은 없고 혼(魂)과 행적(行績)을 가늠케 하는 역사적인 자취만 남아 있음을 아쉬워하면서 읊은 회고시(懷古詩)인 “미숭성(美崇城)”을  소개하고자 한다.

美崇城
미숭성

​古城臨絶巘(고성임절헌)
고성을 절벽에 쌓을 적에
雄憤忽盈腔(웅분홀영공)
큰 분노 온 몸에 가득하였네
雲海多風浪(운해다풍랑)
험한 세상 풍랑이 매우 거친데
無人駐碧幢(무인주벽당)
벽당(碧幢)의 뜻 멈추게 할 사람 없다네

(주석) 벽당(碧幢)
벽유당(碧油幢)의 준말로, 즉 푸른 휘장을 두른 장수의 수레를 가리키기도 하고 군막(軍幕)에 쓰이는 벽색유막(碧色油幕)을 가리킨 것으로, 전해 군막을 말한다.

② 도로명(道路名)
- 미숭로(美崇路)
2014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되었던 도로명을 살펴보면 고령군은 쌍림면 월막리(月幕里)에서 안동장군(安東將軍)의 묘소가 있는 용리(龍里)까지의 도로명(道路名)을 “미숭로(美崇路)”로 명명(命名)되고 있다.

- 미숭산로(美崇山路)
합천군은 야로면 하빈리(河濱里)에서 미숭산(美崇山) 밑에 자리잡은 합천종합야영수련원(陜川綜合野營修練院)에 이르는 도로명(道路名)을 “미숭산로(美崇山路)”로 명명(命名)해 공의 충절(忠節)을 기리고 있다.

③ 지명(地名)
- 야망정(野望井)
안동장군(安東將軍)이 병사들을 조련(調練)하던 중 현재 고령군 쌍림면 고곡리(高谷里)를 지나가다 목이 말라 마침 산기슭 오솔길 옆에 있는 옹달샘 물을 마시고, 물맛이 좋다고 하자 그 후 마을사람들이 안동장군(安東將軍) 이미숭(李美崇) 장군의 여조광복(麗朝光復)을 위한 야망(野望)을 기리기 위해 “야망정(野望井)”이라 명명(命名)했다고 전해온다. 음이 변해 야망이, 얘맹이로 불리워지며 지금까지 샘 이름을 “야망샘, 애맹이샘”으로 부르고 있다.
지금은 경지정리(耕地整理)로 인해 샘이 폐쇄돼 우물에 관한 지명(地名) 유래(由來)만 전해질 뿐이다.

- 국수봉(國守峰)
김천의 황악산(黃岳山)과 충북 영동의 민주지산(岷周之山)의 능선(稜線)으로 상주시 공성면 영오리와 김천시 어모면 웅북리,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웅북리 사이에 소재하는 해발 795m 높이의 산봉우리를 현재 김천에서는 용문산(龍門山)이라고 부르고 영동에서는 ‘국수봉’이라 불렀으며 상주에서는 곰실뫼 또는 웅이산(熊耳山)이라 부르고 있다.
가전(家傳)에 의하면 이 산봉우리는 안동장군이 충절(忠節)을 다해 고려 왕조에 보답(報答)하기 위해 나라를 지켰던 봉우리로 즉 국수봉(國守峰)으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인근(隣近) 해발 811m 높이의 덕대산(德戴山)에는 안동장군(安東將軍)이 이성계 군대를 상대로 항전(抗戰)했던 관련기록이 「덕대산 산성싸움」이란 설화로 “김천시사”와 “김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김천의 문화 설화편”에 전해지고 있어 국수봉(國守峰)이란 지명(地名) 유래(由來)에 관한 신빙성(信憑性)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④ 설화(說話)
- 애기소(哀騎沼)와 애기암(哀騎巖)


안동장군(安東將軍) 이미숭(李美崇)과 진서장군(鎭西將軍) 최신(崔信)이 미숭산 꼭대기 달각암(達覺巖)에서 합천군 야로면 매촌리(梅村里) 앞 냇가 주변에 있는 바위를 표적(標的)으로 삼아 진서장군은 활을 쏘고 안동장군은 준마(駿馬)를 달리면 언제나 화살과 같이 준마(駿馬)가 도착했다. 어느 날 안동장군이 준마를 달려 그 바위에 도착하였으나 화살이 보이지 않았다. 장군은 말이 너무 느린 것을 책망해 말의 목을 칼로 치는 순간 “쌩~”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와 그 바위에 화살이 떨어졌다. 장군은 과연 애마(愛馬)의 날램이 화살보다도 더 빠른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후인(後人)들은 애마의 목을 쳐 말머리를 쳐 박은 소(沼)를 애기소(哀騎沼)라 하며 애기소 옆에 있는 그 바위를 애기암(哀騎巖)이라 불렀다. 안동장군과 애마(愛馬)의 비극(悲劇)을 통해 탁월(卓越)한 능력을 지닌 장군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패배했다는 것을 비극적(悲劇的)으로 서사화(敍事化)하였던 설화(說話)로 판단된다.​

- 운라산성(雲羅山城) 구멍바위(孔巖)
공이 현재 고령군 운수면 월산리와 화암리 경계에 위치한 운라산성(雲羅山城)에서 이성계(李成桂) 군대와 격전(激戰)을 벌였으나 패하자 이제는 고려(高麗)의 국운(國運)이 다해 여조회복(麗朝回復)의 꿈이 물거품이 됐다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 탄식하면서 분기탱천(憤氣撐天)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운라산(雲羅山) 중턱에 있는 바위를 주먹으로 치고 발길질해 바위에 구멍이 났다고 해 “운라산성(雲羅山城) 구멍바위(孔巖)”라고 부른다.
고려멸망(高麗滅亡)의 울분(鬱憤)을 바위를 매개체로 해 행동으로 표출(表出)한 이야기가 전승(傳承)되는 것은 신왕조(新王朝)를 건국하려는 조선(朝鮮)에 적개심(敵愾心)을 가진 반면 고려(高麗)에 대한 충의(忠義)를 끝까지 지키려는 안동장군(安東將軍) 이미숭(李美崇)에 대한 우호적(友好的)인 지역정서(地域情緖)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사표탑(射標塔)


합천군 야로면 월광리 365-1, 369-1번지에 위치한 월광사(月光寺) 3층 석탑은 안동장군(安東將軍)이 미숭산(美崇山)의 정상인 달각암(達覺岩)에서 화살의 표적(標的)으로 삼아 화살을 날려 이 탑의 모서리를 떨어뜨렸다고 해 이 탑을 후인들이 쏠 사, 표할 표, 탑 탑 즉 “사표탑(射標塔)”이라 부르고 있다는 설화(說話)가 전해진다. 월광사의 3층 석탑을 현지 답사해보면 실제 탑의 모서리가 파손돼 있어 이러한 설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가야의 이뇌왕(異腦王)과 신라 왕실녀(王室女) 사이에서 태어난 대가야 마지막 왕인 도설지왕(道設智王) 즉 월광태자(月光太子)가 망국(亡國)의 한(恨)을 안고 승려(僧侶)로 만년(晩年)을 지냈던 월광사(月光寺)에 소재한 3층 석탑은 보물 제129호로 지정돼 있다.

⑤ 기타
- 고령군과 합천군은 망향대(望鄕臺), 미숭신사(美崇神祠) 등 각종 유적지(遺跡地)를 복원(復元)해 미숭산(美崇山)을 충효(忠孝) 교육의 산교육장으로 삼는 것은 물론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설화(說話)를 기반으로 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개발해 관광자원화(觀光資源化)하기를 바라며 고려부흥운동(高麗復興運動)의 최후 항전지(抗戰地)가 미숭산(美崇山)임을 널리 홍보해 고령관광(高靈觀光)을 활성화(活性化)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⑥ 맺는 말
- 고려 왕조의 운명이 다하자 유신(遺臣)들은 낙향(落鄕) 또는 산림에 은둔(隱遁)해 전조(前朝)에 대해 충절(忠節)과 절개(節槪)를 지키며 고된 선비의 길을 걸었던 두문동(杜門洞) 72현(七十二賢)처럼 여말(麗末) 절신(節臣)의 행동은 범속(凡俗)한 속배(俗輩)들로는 따르기 어려운 결단(決斷)으로 숭앙(崇仰)받아 마땅하나

- 공은 소극적(消極的)이고 차선적(次善的)인 은둔수절(隱遁守節)의 방법을 택하지 않고 세기(世紀)를 전환(轉換)시키려는 굳은 신념(信念)과 고상한 지절(志節)과 실천(實踐) 행적(行蹟)의 적극적(積極的)인 방법으로 탁류(濁流)속에 탁연(卓然)히 서서 부정(不正)과 불의(不義)에 항전(抗戰)해 난세(亂世)에 청고(淸高)한 지절(志節)을 지켰으니 사육신(死六臣)의 정충대절(精忠大節)과 무엇이 다르랴?

- 공은 해를 꿰뚫는 충성(貫日之忠 : 관일지충)과 하늘을 떠받치는 절개(擎天之節 : 경천지절)로 목숨을 바쳐 고려 왕조에 은혜를 갚았으니(殺身報國 : 살신보국) 세상에 비길 데가 없는 충성스러운 절개(萬古忠節 : 만고충절)이요 천추에 길이 빛나는 의열(千秋義烈 : 천추의열)은 길이 청사(靑史)에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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