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된 이후 관공서 인근 음식점 등 영세 자영업소의 급격한 매출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지역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도입 이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지난 9월 28일 자정을 기해 시행되었지만 정(情)이란 이름의 푸짐한 선물 관행, 학맥과 인맥을 통한 청탁 등은 더 이상 발 붙이기 어려운 사회가 됐다.
대신 각자의 몫은 각자가 지불하는 ‘n분의 1’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 사회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큰 변화다. 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하겠다는 이 법에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일반 시민 10명 중 7명이 김영란법 시행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하지만 투명사회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특히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긍정적인 취지에도 법에서 정한 구체적인 금지 행위가 모호해 가계·기업·공공 등 경제 주체의 소비심리가 잔뜩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사실 미풍양속과 혼돈되는 부분들 때문에 효도·보은·자선·지원 등도 슬며시 미뤄져 사회적 따뜻함이 없어지고 점점 냉정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패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한 적발과 처벌에는 중점을 두었지만, 양심에 반하는 부작위·불공정·비효율·오용이나 남용·비정(非情) 등에 대해서는 어떤 후속대책들이 나올 지 주목되고 있다.
무엇보다 자칫 영세 상인들이나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어려움을 주게 되는 경기침체를 가져오지는 않을지 지자체 나름의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나아가 민원인들의  건의나 의사표시 등에도 제약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우려도 있다.
새 제도가 도입됐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부정부패가 없는 맑은 사회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청렴 사회를 위한 큰 물꼬를 튼 것에 불과하다.
일부 사치성 선물 품목의 가격 거품이 빠지고 관가 주변의 음식값이 내린 것도 김영란법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이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부패인식지수가 27위에 그칠 정도로 부패가 일상생활에 스며든 대한민국으로서는 투명한 선진사회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온갖 혼란을 감당하면서 이 법을 시행하는 이유는 청렴하고 투명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법 적용 대상자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어야만 이 법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 김영란법이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굳건히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지역민들도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