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큰 인명사고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 사망사고가 난지 불과 나흘만의 일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관내 공단의 제지공장에서 원료 배합 탱크를 청소하던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먼저 네팔 출신 타파 씨가 청소하려고 탱크에 들어갔다가 쓰러지자, 한국인 근로자 2명이 그를 구하려고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이 탱크 안에는 제지 원료 배합 폐기물이 부패하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인 황화수소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고 들어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기 남양주 진접선 지하철 공사장 지하 15ｍ 현장에서 강력한 폭발과 함께 붕괴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용단 작업(공기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 중 연료로 쓰이던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하 밀폐된 공간에서 위험천만한 가스 관련 작업을 했다면 마땅히 만반의 사고 예방조치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결국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 또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이어 터지는 후진국형 산업안전사고는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용역구조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온갖 호들갑을 떨며 제도와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소용이 없다. 실제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참사를 통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그때마다 정부는 안전을 강조하며 대대적인 점검과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실제 현장은 전혀 달랐다.
현장에서는 비용 등을 이유로 눈가림식 안전 조치만 하고,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지자체 등은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조사함과 아울러 같은 사태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해결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잇따르는 안전사고가 업체들의 안이한 산업재해 의식과 근로자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에서 시작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지자체에서도 공사부실과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기업의 실태부터 찾아내 개선하고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