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 토기문화의 결정판으로 정평이 나 있는 가야토기. 그 가운데 시.공간적으로 가장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많은 사람들이 애용해왔던 대가야 토기. 대가야 토기의 생산과 공급의 중심지였던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 이처럼 대가야시대부터 토기를 만들던 장인들의 기술과 정신은 끊임없이 계승돼그 맥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에 본 신문사는 5회 시리즈 기획취재를 통해 이번 고령토기의 기획취재를 통해 고령의 토기와 도자기 속에 담긴 장인의 혼을 만나본다.
<사진제공 : 대가야박물관>


현재까지 확인된 고령지역의 대가야시대 토기가마터는 고령읍의 내곡리, 연조리와 주산, 쌍림면 합가1리와 합가2리 등 5개소이다. 이 중 연조리와 주산토기가마터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여기서는 내곡리와 합가1·2리, 그리고 고려시대의 것인 운수면 화암리토기가마터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고령 내곡리 토기가마터
고령읍내에서 약 4km 정도 남쪽에 있는 고령군 고령읍 내곡리 산 36번지 일원에 위치한 대가야시대의 토기가마터이다.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거치지 않아 정확한 유적의 규모는 알 수 없다. 약 2천여평의 넓은 산기슭에 소토와 토기편, 가마벽체 등이 산재해 있어 가마의 숫자가 많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가마는 주로 산록의 경사면에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토기는 개, 배, 단경호, 대호, 발형기대, 파수 등 다양한 기종이나, 장경호나 고배 등은 수습하지 못했다. 이 유적은 5~6세기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토기를 생산하던 토기가마터로 추정된다.

2. 쌍림 합가1리토기가마터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산 184번지 일원, 즉 합가1리 개실마을의 서쪽에 위치한 대가야시대의 토기가마터이다. 기왕에 보고된 ‘합가리유물산포지 2’의 분포범위 내에 위치한다. 화개산 등산로로 개설해 놓은 산길 주변에서 각종 토기편과 함께 가마벽체가 채집된다. 가마터의 범위는 반경 약 100m 이상의 넓은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는 내곡리토기가마터와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큰 대규모 토기가마터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토기는 개, 고배, 장경호, 단경호, 발형기대, 통형기대, 대호 등 다양한 기종들이다. 내곡리토기가마터가 대체로 생활 용기의 생산 비중이 높았다면, 이 가마터는 고분 부장토기들을 주로 생산했던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5~6세기에 걸쳐 장기간 운영된 가마로 추정된다.

3. 쌍림 합가2리토기가마터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산 133번지 일대, 즉 합가2리 중마마을에 위치한 대가야시대의 토기가마터이다. 합가2리의 중마마을에서 상마마을로 올라가는 중간지점의 도로변 우측 구릉으로 상마못 바로 위쪽에 자리해 있다. 산길 진입부의 구릉 주변에 조성된 경작지 일대(현재 도라지밭을 경작됨)에 대가야시대의 각종 토기편과 함께 가마벽체가 채집되고 있다.
토기는 개, 고배, 개배, 장경호, 단경호, 대호, 기대 등 다양한 기종이다. 가마벽체 중에는 유리질화 된 내면의 중복이 4차례 정도 이루어진 경우도 확인됐다.
합가1리토기가마터와 더불어 대가야 토기의 대량 생산이 장기적으로 이루어진 유적으로 추정된다.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볼 때 합천 옥전고분과 황강 상류의 반계제고분, 나아가 거창, 남원지역으로 이어지는 대가야양식 토기의 공급루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4. 운수 화암리토기가마터
고령군 운수면 화암리 산 85-14번지 일원에 위치한 고려시대의 각종 생활 토기를 생산해 공급한 토기가마이다. 화암리의 안꽂질마을의 서쪽 뒤편에 있는 골짜기인 땅골로 올라가는 입구 부분의 농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농로로 인해 잘려나간 가마의 절개면 상황을 보면, 현재의 지표면에서 60~100cm 정도 아래에 두께 30~50cm 정도 되는 흑회색의 재층을 이루는 형태로 가마의 잘린 면이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마의 자세한 규모나 형태 등은 알 수 없다. 현재 확인되는 유물은 대부분 토기편이며, 일부 분청자편도 있다. 토기는 주로 호편으로 동체부편, 구연부편, 저부편 등이다. 분청자의 기종은 대접이다. 고려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운영된 토기가마로, 생활에 필요한 용기를 생산하던 지방 토기가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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