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대 토기문화의 결정판으로 정평이 나 있는 가야토기. 그 가운데 시.공간적으로 가장 넓은 지역에 분포하며 많은 사람들이 애용해왔던 대가야 토기. 대가야 토기의 생산과 공급의 중심지였던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 이처럼 대가야시대부터 토기를 만들던 장인들의 기술과 정신은 끊임없이 계승돼그 맥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에 본 신문사는 5회 시리즈 기획취재를 통해 이번 고령토기의 기획취재를 통해 고령의 토기와 도자기 속에 담긴 장인의 혼을 만나본다.
<사진제공 : 대가야박물관>


도자기의 생산과정
1) 흙 구하기(取土) : 도자기의 재료가 되는 태토를 채취한다.
2) 물 날림(水飛) : 점토나 사토와 같은 도자기 원료를 부수어 물통에 담근다. 미세한 앙금을 가라앉힌 후 일정 기간 그늘에서 말린다.
3) 도자기 형태 만들기(成形) : 충분히 반죽한 태토로 도자기의 형태를 만든다. 성형 후 그늘에 말리고, 만쯤 마른 상태에서 상감이나, 양각, 음각, 투각 등의 여러 기법을 이용해 무늬를 장식한다.
4) 초벌구이 : 성형한 도자기를 충분히 말린 후 800~900℃의 가마에서 초벌구이를 한다. 그릇의 표면을 곱게 사포로 다듬고 청화나 철화, 동화 안료로 문양을 그리거나 채색을 한다. 
5) 유약 묻히기(施釉) : 그림을 그린 도자기에 유약을 입힌다. 보통 30초에서 1분 정도 유약액에 담갔다가 꺼내며, 붓으로 칠하거나 대롱 등에 유약을 담아 뿌리기도 한다.
6) 본 구이(재벌구이) : 유약을 바른 도자기를 1200~1300℃에서 20~30시간 불을 땐다.고급 그릇은 갑발에 넣어 굽는다. 가마의 불이 꺼지고 이틀 정도 식혔다가 도자기를 꺼낸다.

도자기와 관련된 용어
- 명기(明器) : 장사 지낼 때 무덤에 함께 묻는 그릇들.
- 분원(分院) : 조선시대 왕실용 그릇을 만들던 곳, 왕실의 음식을 담당하던 사옹원(司饔院)의 부속기관으로 경기도 광주 일대에 위치.
- 산화염(酸化焰) : 가마 안에 장작을 적당량 넣어 산소가 부족하지 않게 해 유약 속의 금속 산화물이 가마 안의 산소를 받아들이게 굽는 방법.
- 상감(象嵌)기법 : 그릇의 표면에 여러 가지 무늬를 새겨서 그 속에 금·은·보석·뼈·자개 등을 박아 넣어 무늬를 도드라지게 하는 기법.
- 유약(釉藥) : 그릇에 수분의 침투를 막고 광택이 나게 하기 위해 도자기의 겉면에 덧씌우는 잿물.
- 잔금(氷裂) : 유약을 바른 표면에 가느다란 금이 가 있는 상태.
- 중성염(中性炎) : 가마 안에 약간의 산소만을 공급해 완전한 산화도 환원도 아닌 상태로 굽는 기법.
- 철화(鐵畵) : 산화철이 주성분인 석간주(石間硃) 안료로 도자기의 그림을 장식하는 기법.
- 첩화(貼花)기법 : 그릇의 문양을 별도로 제작해 붙이는 방법.
- 코일링기법 : 점토를 손으로 밀어서 가래떡처럼 만들어 둥그렇게 쌓아 올리며 안팎을 손이나 나무 막대로 두드려서 그릇을 만드는 방식.
- 환원염(還元焰) : 가마에 불을 땔 때 공기구멍을 일부 막고 나무를 많이 집어넣어, 가마 안의 나무가 타서 생기는 탄소가 유약 속의 산소와 결합하게 함으로써 유약 속의 산소가 빠져나오게 굽는 방법.

도자기 생산 도구
- 각령(閣令) :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들이 일을 하는 공방.
- 개비(蓋皮)와 갑발(匣鉢) : 가마 안의 재와 불순물이 그릇 표면에 붙지 않고, 불꽃이 골고루 전해지도록 그릇을 넣어 굽는 덮개나 케이스.
- 초기(礎器) : 도침 위에 얹는 것으로 도자기를 구울 때의 밑자리 역할을 하는 받침.
- 도개 : 그릇을 만들 때 속을 두드려서 매만지는 데 쓰는 도구.
- 도침(陶枕) : 도짐이. 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울 때 놓는 받침.
- 물레 : 그릇을 만들 때, 흙을 빚거나 무늬를 넣는 데 사용하는 기구.
- 비짐받침 : 도자기를 구울 때 그릇과 그릇 사이가 서로 붙지 않도록 굽 아래에 붙이는 받침.
- 방망이 : 그릇을 만들 때 흙을 두들기는 도구.
- 안질개 : 장인들이 물레질을 할 때 앉는 의자.
- 압증널 : 물레 가까이에 널을 깔아 흙을 이기는 곳.
- 예새 : 그릇 모양을 만들어 매끈하게 다듬거나 굽을 떼 낼 때 쓰는 도구.
 
모형가마
이 가마는 고령군 성산면 사부리에 위치한 사부리가마터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제1호가마를 토대로 재현해 놓은 것이다. 가마 속의 유물도 사부리가마터에서 출토된 분청자와 가마벽 조각, 갑발 등의 도구를 이용했다.
사부리의 제1호가마는 땅바닥을 파서 만든 반지하식 가마이다. 가마의 전체적인 형태는 ‘Ｉ’자형이나, 아궁이 부분은 바깥으로 벌어진다.
전체 규모는 길이가 20m, 너비 1.3m 내외이나, 연소실은 2.4m 정도로 비교적 넓은 편이다. 가마는 연소실(아궁이), 소성실, 초벌실이 확인되었고, 연도부(굴뚝)는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소성실의 바닥 경사도는 15˚ 정도로 비스듬한 오름가마(登窯)이다.
연소실은 길이 1.8m, 너비 2.4m 내외이다. 연소실과 소성실 사이에는 50cm 정도의 불턱을 두어 구분했다. 소성실은 길이 14m, 너비 1.3～1.7m, 높이 1m 내외이다.
소성실은 시작지점에서부터 연도부까지 무단식의 연실요로 만들었다. 내부에는 불길의 원활한 흐름과 온도의 조정 및 가마의 천정을 바치기 위해 사용된 불기둥이 같은 간격으로 4개소가 남아 있다.
이 불기둥을 기준으로 소성실은 5칸으로 구분된다. 불기둥의 좌우측으로는 측면 출입시설이 설치돼 있다. 소성실이 끝나는 부분에는 1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초벌실이 만들어져 있다. 연도부는 초벌실의 상단부에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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