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정부가 가정의 달을 정한 의미는 ‘사랑과 정성으로 일궈내는 가장 소중한 보금자리가 가정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항상 화목하고 행복하자’는 바람을 담고 있다.
거꾸로 가정의 달을 정해 돌아봐야 할 만큼 우리 가정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뜻도 된다.
이혼, 가정폭력, 패륜범죄, 경제적 파탄 등 이런저런 이유로 위기를 맞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가정의 달이 되면 그 때마다 등장하는 화두가 자녀인격권 향상이다.
해마다 때마다 말로만 거듭되는 사이 우리 사회가 자녀들을 여전히 자살로 내모는 현실을 보면 우리 기성세대의 성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부터 얼마 전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끔찍한 아동학대 보도는 가슴을 치게 했다. 자식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죽어서까지 자신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시신을 훼손하고 암매장하는 짓도 서슴지 않는 인면수심의 부모들은 충격과 분노를 안겼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어두운 아동학대의 그림자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아동학대로 얼룩진 가정의 달을 맞는 우리의 마음은 부끄럽고 착잡하다.
조금 더 일찍 사회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더라면 살릴 수도 있는 생명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끔찍한 비극을 맞닥뜨리면서 그나마 소득인 것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동학대를 가정의 훈육으로 여기는 잘못된 생각과 관행을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이는 결코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며, 아동에 대한 체벌은 훈육이 아닌 일종의 범죄행위라는 걸 깨닫게 됐다.
가정이 해체되면 사회적 기반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 폐해도 고스란히 사회가 떠안아야 함은 물론이다. 가정의 회복과 건강성에 사회 정책의 무게중심이 두어져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위기 가정’ 상담을 비롯해 올바른 부부관계를 위한 ‘부부교육’ 프로그램 등 흔들리는 가정을 붙드는 종합적인 치유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민주적인 가족관계, 가정생활 문화의 발전을 통한 ‘건강 가정’의 가치세우기도 필요하다.
‘건강 가정’은 가족들 간 친밀감, 결속력, 위기관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가족끼리 칭찬하기, 편지쓰기, 여행하기, 대화하기 등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는 가정의 달이었으면 싶다.
 우리 지역민들도 가정의 달 한 달 동안이라도, 가족과 이웃, 지역을 세밀하게 살펴서 아이들에게, 배우자에게, 부모님에게, 형제자매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이웃 간의 교류를 통해 상부상조하는 공동체의 기틀을 마련하여 우리 사회가 ‘행복위기사회’에서 ‘행복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