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매년 이 날만 되면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에게 많은 불편과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반성과 함께 장애인들에게 상도 주고 체육대회도 하고 작품전도 갖는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체험도 하고 장애인들과 함께 나들이도 한다. 그럼에도 해마다 같은 반성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 진정성 없는 연례행사 쯤으로 받아들이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기념행사가 갖는 의미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훌륭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격려하고 모범이 되도록 하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장애인을 위해 좋은 일을 한 비장애인을 유공자로 표창함으로써 확산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런 행사가 일부 장애인들의 일시적 만족감을 높여주는데 그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애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그보다 더 절실한 것이 너무나 많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배려하고 평등하게 대하려는 인식이 부족하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249만 명이다.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장애인들은 아직도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한다.
36회째가 되는 올해의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더불어 행복한 사회, 우리 함께 맞춰 가요’이다. 장애인들이 차별 때문에 상처를 입고 있고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부끄러운 수준임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말이다.
시설이든 제도든 매년 가장 시급한 한 가지를 선정해 ‘장애인이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중점 사업’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면 지역사회가 더욱 살기좋은 도시로 발전해 나아갈 것이다.
장애인들은 특별한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할 수 있는 만큼 기여하고 걸맞은 대우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충족되고, 사회는 이를 지원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시설이 들어선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막아서는 일이 아직도 벌어지고 있다. 장애인 문제의 진정한 해결은 장애인을 우리와 똑같은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또한 격리되고 분리된 삶이 아니라 비장애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상.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런 평범한 삶이다.
예산이 없어서, 시간이 많이 걸려서, 우리 업무가 아니라서….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군민들도 장애인이 불편을 모르고 사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배려와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