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서 소백산맥의 흐름을 본다면
너을 성 파도가 밀려오는 굽이마다
아우성치며 달려오는 맹호가
지축을 흔드는 형국이 천하의 명당이라
부석사에서 뜬구름 잡지마라

사바세계를 넘어 피안의 저 세상이
오르락 내리락 꿈길도 아득하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태산마다 품고 있는 명사찰도 명승고적이라

소백산에는 부석사 월악산에는 월악사
속리산에는 법주사 황학산에는 직지사
덕유산 동쪽자락 수도산에는 수도사

남쪽자락 금원산에는 용추사
가야산에는 해인사 미숭산에는 반룡사
지리산 북향 산청에는 법화사

서남향 구례에는 화엄사 하동에는 쌍계사

천리를 달려온 소백산맥은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고
쉬어가는 한마당이 있으니 대하소설 토지의 본산지
악양에는 만석군 최부자 집이 있어 나그네를 부르고
섬진강 맑은 물에는 백중달 휘영청 은어를 살 찌운다

부석사에서 소백산맥의 흐름을 다시 본다면
산이란 산은 모두 일어서서 파도로 밀려와
물안개 자욱한 산 너울로 굽이처 흐르는 바다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