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아버지 오학근 박사에 이어 사명감을 가지고 의술을 베풀고 있는 대구 오 피부비뇨기과 오충환(의학박사/전문의) 원장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자랑스러운 고령출향인이다. 오 원장의 선친 오학근 박사는 2년 전 노환으로 타계하셔서 많은 고령인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오학근 박사가 고령지역사회에 남긴 족적은 실로 크다. 의술뿐만 아니라 각종 봉사단체에서의 활약상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크게 공헌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고령군체육회 발족에 중추적 역할을 했고, 대가야고등학교 설립추진위원으로서 후세 교육에도 크게 공헌했다. 고아동 4번지에서 태어난 오충환 원장은 4남1녀 중 맏이다. 고령초등학교(58회), 대구중학교, 대구고등학교, 중앙대학교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중앙대학교 부속병원 교수로 재직했다. 그 후 대구에서 오 피부비뇨기과를 개원하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러 가지 궁금증을 대담을 통해 들어본다.
대담/최종동 시민기자

 

▶고령에는 가까운 친인척이 살고 있는지요?
고아리 본가에 어머니께서 계시고, 4촌 형님들을 비롯하여 여러 친인척들이 읍에 살고 계십니다. 고령에는 어머님을 뵈러 자주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령과 대구는 거리상으로 가깝기 때문에 길흉사를 비롯한 각종 행사 때 친인척들을 자주 만나고 있고, 특히 고령초등학교 58회 동기들과는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격월로 정기모임을 갖기 때문에 자주 참석해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고령과 대구는 비록 가까운 거리지만 대구에서 고향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매번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까마귀도 고향까마귀가 반갑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고향에 계신 분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뿌리가 없는 사람은 없듯이 누구나 고향은 있고, 또 고향을 못 잊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생각합니다. 생활터전 따라 비록 외지에 살더라도 늘 고향이 좋고, 또 고향을 그리게 됩니다.
“살아있는 술은 족보가 있다”는 어느 양조회사의 기발한 표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말 속에는 곧 뿌리와 일맥상통하는 말이 아닐까요? 방학 때 고향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뿌리를 알리고 옛 선인들의 의식과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것도 분명히 고향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찮은 식물도 뿌리가 있어야 자랄 수 있듯이 만물의 근간은 뿌리라는 것은 열 번을 강조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비록 지금은 고향을 떠나 있지만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고향은 항시 어머님 품속 같다”는 생각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대가야국의 찬란했던 문화를 우리 후예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이어가야 하고,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도록 고향을 지키시는 군민이나 출향인 모두가 힘을 합해야 되겠습니다. 거기에 저 또한 미력이나마 힘을 합할 생각입니다. 고령은 행정구역상으로 작은 군에 속하지만, 이제 전국에 많이 알려져 고령을 찾는 수많은 관광객을 보고 고령인의 한사람으로서 큰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일취월장 발전하는 고향을 저 또한 기원하고 있으며, 미미하지만 고향에 직간접으로 기여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고향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아버지(오학근 박사)는 자녀들에게 어떤 분이셨는지요?
저의 어린 시절 선친께서 큰 백자 항아리에 온 가족의 이름과 함께 ‘정직·근면·창조라는 가훈을 써서 거실 한 귀퉁이에 올려놓고 항상 숙지하도록 하셨습니다.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그러셨듯이 저의 아버지께서도 자녀들 교육에서는 대단히 엄하신 분이셨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 ‘정직’이라는 것을 늘 강조하시면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던지 정직이 기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열심히 노력하면서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을 자주 인용하셨던 분이십니다.
그 외에도 선친께서는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과거는 역사이고, 내일은 아무도 알 수 없으며 오늘, 즉 현재가 곧 선물이니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8남매의 장남이셨던 아버지는 “빨리 가려거든 혼자가라,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 또 빨리 가려거든 직선으로 가라, 멀리 가려거든 곡선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외나무가 되려거든 혼자 서라, 푸른 숲이 되려거든 함께 서라고 하셨고, 혼자의 삶이 아닌, 나누고 베푸는 삶으로 화합을 유난히 강조하시면서 더블어사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칼의 상처는 아물어도 말의 상처는 절대로 아물지 않는다며, 세치 혀에 죽는 사람이 칼에 맞아 죽는 사람보다도 많다며 혀 아래 도끼가 들어 있으니 항상 말조심을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학창시절에 자주 들려주셨던 말씀으로는 ‘역경에 굴하면 젊음이 아니며, 오기가 없으면 청춘이 아니다’라고 하시면서 고인 물이 아닌 맑게도 흐르고 때로는 거꾸로 흐르는 물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의업을 이어 받은 저에게는 특별한 당부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의사는 질병 치료뿐만 아니고 질병 속에서 고통 받고 두려워하는 환자를 정신적으로도 위로하고 인간적으로도 대화하여 또 다른 두려움으로 부터 벗어나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아버지의 그 말씀을 간직하면서 환자를 치료할 때 인간적인 관계를 나누면서 편하게 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모든 말씀이 아버지께서 환자를 대하는 철학이었다는 것을 문득문득 느끼곤 한답니다.

▶그 밖에 하고 싶은 얘기는?
2년 전 얘기입니다. 비교적 건강하게 진료하시던 아버지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날이 갈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아버지께서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고향사랑은 유난하셨습니다. 평생을 고향을 떠나신 적 없이 늘 고향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것을 자랑으로 아셨습니다. 그런 분이 주변 분들에게 한마디 말씀도 못하시고, 불의의 사고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것이 가족의 애통함이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100세 시대에 고향의 어르신들께서는 열심히 움직이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셔서 건강한 노후를 보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환자를 보다가 고향인 고령에서 오신 분들을 만나면 더욱 반갑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진료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난다고 할까요? 고향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오로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드리는 것이라 생각해 더욱 노력하고 있습니다.

▶봉사단체를 포함해 사회단체 활동은?
전) 대구시 달서구 의사회 감사를 역임했고, 현재 대구시의사회 의료봉사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전립선관리협회 대외협력이사와 camp walker 봉사단체 phoenix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주한미군 AUSA 상임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오 원장의 가족으로는 부인 구순모 여사와 슬하에 1남2여를 두었고 전문의 취득 후 군복무 중인 사위가 의업의 길을 걷고 있다. 오 원장의 어머니와 장모님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며, 당시 두 분이 교편을 잡고 있어서 친한 친구 사이로 자연스럽게 사돈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진료 때문에 바쁘신 가운데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