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와 분권시대를 맞아 시민과 사회단체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지역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단체를 만들기 위한 사회단체의 활동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본보는 고령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단체를 찾아 주1회 총 10회에 걸쳐 단체의 성격과 지금까지의 성과, 향후 활동방향 등을 소개한다. 본지에서는 이렇게 음지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함으로서 그들이 발하는 빛을 세상에 함께 나눠 가고자 한다.

사회복지와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 자활!!

우리나라에서 ‘생산적 복지’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지난 1997년 집권한 국민의 정부 시기부터다. 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함께 생산적 복지를 3대 국정지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이는 1997년 말 IMF 관리체계에 따른 경제 위기로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 확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활보호제도의 한계를 넘는 사회복지 정책의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은 지역자활센터의 급속한 확대와 전국화, 운영 주체의 다양화, 종사자 규모의 확대, 지자체와 정부의 평가와 감독 강화, 자활관련 조직 설립 등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활사업은 IMF이후 저소득층 생활보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주목을 받는 등 사회복지 일선의 첨병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이러한 성격의 변화속에 많은 혼선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유럽의 경우 일차적인 근로연계복지가 등장했다면, 우리나라는 기초적인 사회부조(국민기초생활보장법)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동시에 근로능력자에 대한 수급조건으로서 근로 의무를 끼워 넣은 것으로 우리나라 자활사업의 제도 설계가 이러한 측면에서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자활사업이 포함되면서 지역자활센터는 대규모화와 급속하게 양적으로 확산되어 정부 복지정책의 대표적인 인프라의 하나로 자리매김한다. 이처럼 양적인 변화는 질적 변화를 동반하는데, 자율성은 약화되고 제도화 이전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제도와 결합하면서 변화한다. 결과적으로는 자활사업(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IMF 이후 저소득층 생활보장에 큰 역할을 하였고, 특히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주목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성격의 변화 속에 많은 혼선이 제도화 도입 초기 단계에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1996년부터 시범 자활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러한 시작은 가시적인 계기일 뿐 국가 체제내로 제도화하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었다. 1990년대 초 제도화이전의 자활사업은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수행했던 도시재개발 지역의 민중교회가 거점이 되어 빈민지역운동의 연장선에서 진행되었다. 보다 정확하게 여러 다양한 빈민지역운동 중에서도 생산공동체 운동이라고 표현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자활사업은 단순히 탈빈곤 복지사업이 아니라 자활운동이라고 강조된다.

빈곤지역에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거주했던 활동가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불합리한 하청구조에서 오는 경제적 불이익을 극복하고, 동시에 민주적인 의식과 공동체적 품성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대안적 틀로서 생산공동체에 주목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일하는 사람이 노동 자체와 노동과정에서 소외되지 않으면서도 생산적 효율성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서구사회의 성과가 80년대 말부터 90년 초에 걸쳐 우리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흔히 대안경제 혹은 사회적 경제라고 지칭되는 새로운 인간 중심의 경제공동체를 우리 사회에 접목하기 위한 진지 구축운동이었다고 21세기 현재적 관점에서 평가된다. 이런 정신과 철학이 전제된 상태에서 비정부단체(NGO)로 지칭되던 민중교회나 사회운동단체가 생산활동과 사업을 매개로 과거 적대시하던 정부와 결합하는 새로운 민관협력모델의 결실이 90년대 중반 이후의 시범 자활지원사업이었다.

시범 자활사업이 출범하기 이전 시기에 우리 사회의 어떤 운동적 경험과 원칙이 자활정책과 운동을 주도하고 지역 현장에서 자활사업단과 공동체(자활기업)를 창출하는 정신적 지주로 적용했는지를 밝히는데 집중했다. 나아가 90년대 초 다양한 생산공동체운동의 전개가 단순히 제도권 내에서의 자활사업을 구축하는 한계를 넘어서,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경제운동 혹은 대안 경제 운동과 어떻게 일맥상통하는지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뒀다.

다양한 생산공동체운동을 검토하면서 확인된 것은 지역사회 혁신를 통한 지역사회문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인식, 이를 공동체적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운동적 원칙의 고수, 사업체로서는 망하더라도 사회의 등불이 되는 많은 건강한 주민지도자를 배출함으로써 계속적인전망을 재창출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사업보다 소중한 아름다운 사람들과 귀한 정신을 남겼다.

이상과 같이, 자활사업은 지역사회에 철저히 매몰되어 존재성을 망실하였거나 사장된 사회적 배제자로서의 개별 빈민에게 먹거리 해결을 위한 고기잡이 기술을 전파하는 식의 천박한 차원을 넘어선 그 무엇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소지역사회 단위에서 행동하려는 실천원칙과 운동철학이 오늘날과 같은 자활사업의 제도화된 하드웨어를 형상화하였다고 정리된다. 물론 그 원대한 담론의 크기에 비하면 현장에서의 실천내용은 많이 일천했다.

하지만 제도화 이후 15년이 경과한 현재의 시점에 이르러서도 지난 시기의 생산공동체운동은 자활사업의 지역화전략 수립과 실천을 위한 나침반이며, 올바른 최종 목표지점에 도달키 위한 등대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6조에 의거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에 247개의 지역자활센터를 설치하였고 고령군은 보건복지부로부터 2004년 4월 고령지역자활센터를 지정받아 고령군이 직영으로 운영을 하고있다.

고령지역자활센터는 일자리·기술·자금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일할 기회를 찾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건들을 지원함으로써 일하는 성취감을 경험하고 삶의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있다. 특히 저소득층에게 집중적인 자립지원서비스를 제공해 자립의욕과 기술능력을 향상시키고 소득 창출을 위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궁긍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민간기관으로서 생산적 복지구현을 위한 지역단위 인프라로서 자활근로사업단, 자활기업(자활공동체), 사회서비스, 재가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현재 11주년이 됐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획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