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대표적인 대가야유적, 대가야 고분군에 대한 분포, 발굴조사현황, 순장문화 등에서 보이는 독특한 특징, 가치를 제조명해 세계유산의 잠정목록에 등재하게 된 대가야 문화의 우월성을 확인하고, 인근에 위치한 경주시 고분군의 비교를 통해 유적을 이용한 관광자원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이에 본 신문사는 5회 시리즈 기획 취재를 통해 대가야의 역사를 돌아보고 지산동고분군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해 대가야문화의 우월성을 모색함은 물론 고령군 및 천년신라의 고도 경주시를 방문해 신라의 역사적 배경과 천마총 고분군의 비교를 통해 유적을 이용한 관광자원화를 알아본다.

 

고령지역의 대가야 고분 지산동고분군은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30여기의 고분이 발굴 조사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경우는 발굴결과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되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형편이다.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조사된 봉토분은 대략 10여기이다.

▶지산동 30호분 : 지산동고분군의 가장 아래쪽에 해당하는 대가야왕릉전시관 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봉분의 밑지름은 18m 정도이다. 1994년 발굴조사를 했는데, 가운데 큰 돌방을 만들고 그 옆에 딸린 돌방과 순장자의 무덤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운데 돌방의 바닥 아래에도 순장덧널이 만들어져 무덤이 2층으로 되어 있다. 한편 순장자의 무덤에서는 어린아이 뼈와 함께 금동관이 나왔다. 특히 으뜸돌방과 그 아래 하부 돌덧널의 뚜껑돌에는 암각화가 발견되었는데, 신면형 암각화와 사람을 형상화한 선각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도 고분을 축조한 사람들이 그 이전 시대의 암각화가 그려져 있던 돌을 채석해 사용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지산동32~35호분 : 지산동고분군의 능선 중간부분에 있는 무덤으로 봉분 밑지름이 10~15m 정도 되는 것이다. 1978년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지산동 32호분에서는 금동관과 갑옷·투구 등이 출토되었고, 또 그 옆의 무덤에서도 봉황머리와 은으로 새긴 넝쿨무늬가 장식된 큰칼이 나왔다. 주변에는 이보다 약간 규모가 작은 무덤들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지산동 44호분 : 지산동고분군에서 가장 큰 대형분에 속하며 능선 정상의 바로 아래에 있다. 1977년에 발굴조사를 하였는데 무덤의 밑지름이 27m에 이르며 가운데에 왕이 묻힌 큰 돌방이 있고, 그 남쪽과 서쪽에 껴묻거리를 넣는 딸린돌방이 2개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에 작은 순장자의 무덤이 32개나 있었다. 따라서 이 무덤은 모두 40명 이상의 사람이 한꺼번에 묻힌 왕릉으로 추정되며 대가야가 가장 국력이 컸을 때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지산동 45호분 : 지산동 44호분 바로 위에 있으며 역시 1977년에 발굴조사를 하였는데 무덤의 밑지름이 28m에 이른다. 가운데 왕이 묻히는 큰 돌방을 만들고 그 옆에 껴묻거리를 넣는 딸린 돌방을 마련한 다음, 주변에 11개의 순장자들이 묻히는 순장덧널이 만들어졌다. 순장자는 14명 이상이었다.
 
▶지산동 73·74호분 : 지산동 73호분은 대형봉토와 둘레돌이 있는 나무덧널무덤이라는 독특한 양식의 무덤이다. 지름 23×21m, 높이 6~7m 정도로 약간 타원형이다. 구덩식 나무덧널무덤이 큰 봉분을 갖춘 형태는 대가야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지산동고분군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최초의 왕릉’으로 추정되며, 그 시기는 대략 400년대 초반으로 생각된다. 먼저, 크고 깊게 무덤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으뜸덧널과 딸린덧널을 ‘T’자 모양으로 배치하였다. 그 다음 두 덧널 주위에 깬 돌을 채워 쌓았다. 이렇게 돌무지를 쌓으면서 그 속에 3기의 순장덧널을 만들었다. 으뜸덧널과 딸린덧널, 4기의 순장덧널 등에 11인을 순장하였다. 한편, 지산동 74호분은 73호분의 북서쪽에 바로 붙어서 위치하고 있다. 무덤의 규모는 지름 10m 정도이다. 내부는 가운데에 위치한 으뜸돌방과 서쪽의 딸린돌방을 ‘T’자 모양으로 배치하였고, 으뜸돌방 남쪽과 북쪽에 각각 1기의 순장덧널을 만들었다. 무덤방은 다듬은 돌을 사용하여 벽을 쌓고 큰 돌로 뚜껑을 덮은 구덩식돌방무덤이다. 최소한 4~5명 이상이 순장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산동 75호분 : 지산동 75호분은 규모가 지름 25×22m, 높이 6~7m 정도로 약간 타원형이다. 내부에는 으뜸돌방과 딸린돌방의 무덤구덩이를 별도로 파서 ‘T’자 모양으로 배치하다. 으뜸돌방 가장자리를 따라 8기의 순장덧널이 있는데 덧널을 만든 방법이 각각 다르다. 또 봉토 중에도 3기의 순장덧널이 더 있었다. 으뜸돌방과 딸린돌방, 11기의 순장덧널에 13명 이상을 순장한 것으로 보인다. 또, 봉토 중에는 타원형으로 쌓은 돌 구덩이가 있는데, 소나 말 등 동물을 순장한 것으로 생각된다.

▶지산동 518호분 : 지산동고분군에서 그동안 조사한 바가 없는 남쪽 능선부에 위치하며, 2012∼3년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하였다. 고분의 구모는 17.8×15.5m, 잔존 높이 2.2m 정도로 전체 봉토의 1/3 이상이 깎여 나갔다. 내부 구조는 으뜸돌방과 딸린돌방이 지산동 45호분과 비슷한 ‘11자형’의 배치형태를 하고 있으며, 주변으로 총 9기의 덧널이 확인되었다. 그 중 6기는 순장덧널이며, 나머지는 3기는 배장묘로 여겨진다. 고분의 구조와 출토 유물로 볼 때 지산동 45호분과 같거나 조금 늦은 6세기 초반에 축조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
/기획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