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주민 애환 싣고 낙동강 물길 갈라와

20여년간 낙동강 물길을 따라 주민들의 애환과 사연을 싣고 고령군 우곡면과 달성군 구지면을 이어온 마지막 도선이 최근 우곡면 포리 소공원으로 옮겨져 눈길을 끌고 있다.
철 동력선으로 제작된 이 대암호는 지난 1986년부터 기존 나룻배를 대신해 고령군 우곡면 포리와 달성군 구지면 대암진 나루터를 왕래해오다 지난 2007년 12월 우곡교가 개통되면서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정원 10명의 이 도선은 운행 정지 전까지 하루 13회 운행해왔으며, 운행 초기인 80년대엔 편도 운임이 탁주 1되(200원) 값, 이후엔 이용 가구 당 연간 벼나 보리 각 1두를 운임으로 받았다.
2000년 들어 운행을 멈추기 전까지 대암호는 연간 약 25,000명이 달성 구지와 우곡을 왕래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고 한다.
대암호가 운행한 이곳 뱃길은 약 400여년 전인 임진왜란 전후부터 뱃길로 이용되어온 것으로 전하며, 철선인 대암호가 운행되기 전에는 나룻배가 다녔고 주로 포1.2리, 봉산1.2리, 답곡1.2리, 예곡리 등에서 강 건너 구지.현풍 등으로 통학하는 학생들과 장을 나서는 주민들을 실어 날랐다.
17세 때부터 이곳에서 도선을 운행해온 대암호의 산증인 최보식(남, 69, 달성군 구지면) 씨는 “대암호가 운행되기 이전 이곳에서는 2대의 크고 작은 목선인 나룻배가 운행됐다”면서 “큰 나룻배의 경우 주로 소 따위의 큰 가축을 실어 날랐고, 작은 나룻배는 주로 주민들이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철선인 대암호가 운행되어온 이후 구지의 5일장이 서는 날이면 하루 200여명이 배를 이용할 정도로 승객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마지막 도선 전시와 관련 곽용환 군수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격변하고 있는 시기에 낙동강의 마지막 도선을 전시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지혜를 배우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고령군은 앞으로 이곳 포리 소공원 인근에 옛 나루터 주막과 먹거리, 전망대, 낚시터 등을 조성해 낙동강의 명소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