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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일은 18번째를 맞이한 노인의 날이다.
노인 유공자 포상 등 각종 행사가 열리고, 여야는 노인복지 향상에 힘을 쓰는 ‘효자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보건복지부도 내년 노인복지 예산을 약 9조원으로 38% 증액했다고 발표했다. 여야와 정부 모두 행복한 노인시대를 열겠다며 달콤한 덕담을 쏟아놓았다.
그러나 ‘노인의 날’ 한국 전체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노인 인구의 복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 노인의 복지 수준은 세계 96개국 중 50위라는 사실이다.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인터내셔널은 지난 1일(현지시각)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96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 역량, 우호적 환경 등 4개 영역 13개 지표로 측정한 ‘2014년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했다.
전체 1위는 노르웨이(100점 만점에 93.4점)였다. 뒤이어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독일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50.4점으로 카자흐스탄에 이어 50위에 그쳤다.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9위인 일본보다 크게 뒤지고 중국(48위)보다도 낮은 순위다.
부문별로 보면 한국은 노인의 고용률과 교육수준 등을 평가하는 ‘역량’ 분야에서 19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금소득 보장률과 노인 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 보장’ 분야에선 80위에 그쳤다. ‘건강상태’ 분야는 노인의 정신적 복지와 관련한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42위로 내려앉았다.
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안정, 시민의 자유 등을 측정하는 ‘우호적 환경’ 분야에서도 54위에 그쳤다.
이처럼 노인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실질적인 대책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빠르게 늘어나는 노인 인구, 부족한 재정이 모두 걸림돌이다.
노인 빈곤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감안할 때 노인 문제를 마냥 장기대책으로 미룰 일이 아니다.
특히 상당수 농촌지역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현재 시·군·구의 경우 노인인구가 전체의 20%를 넘고 있다.
여기에다 시·도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30년 1천269만 명으로 두 배에 달하는 24.3% 이상 증가하고, 2040년에는 1천6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2.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오는 2019년에는 전체 인구의 14.4%로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급속한 인구고령화가 출산율 감소 현상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어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사회보험 재정 부담 가중 등을 초래함으로써 복지 차원을 넘어 중요한 국정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회에서 보건복지부에 노인 문제를 전담 추진하는 노인복지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일본·영국·호주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5%가 넘어서는 시점부터 노인 전담 부처 및 조직을 신속히 만들어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정책 추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관련 정책들이 각 부처에 분산돼 사업이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일괄성이 없는가 하면, 지자체가 별도로 고령화 대책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무엇보다 노인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짜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난에 찌들고, 누구의 보살핌도 받기 힘든 노인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노인의 생계보장, 일자리 확충 등 노인정책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는 일은 기초자치단체가 더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고령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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