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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리더의 모습이 그리운 때다
강경성  |  kang366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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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3  11: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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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라며 적진에 뛰어든 대장선의 외로운 싸움이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빠른 속도로 관객을 끌어모으는  김한민 감독의 영화 <명량>은 “무릇 장수 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는 대사가 회자되고 서점가까지 들썩이게 하는 ‘이순신 신드롬’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근본적 위기에 대한 자각과 지도층에 대한 불신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597년에 이순신은 12척의 배로 열 배, 스무 배가 넘는 적선과 맞서 싸우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용기와 지혜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현대 과학문명을 자랑하는 2014년에 우리는 바로 눈앞에서 침몰하는 배를 바라보면서도 속수무책이었다. 진정한 리더, 헌신적인 책임자가 없었다. 오히려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을 버려두고 제일 먼저 빠져나오는 어처구니없는 장면을 목도했고, 각 관련 부서에서는 책임을 피하려는 꼼수가 극성을 부렸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아직도 이 사건이 정확히 파헤쳐지고 이 일을 계기로 현명한 대책이 강구될 것인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명량 해전은 누가 봐도 승산이 없는 미친 싸움이었다. 그러나 모두들 겁에 질려 도망치려고 할 때, 영웅은 외쳤다.
“죽기로 싸우면 이길 것”이라고. 그리고 이겼다. 그는 왜 미친 싸움인 줄 알면서 죽기로 싸운 것이고, 마침내 이기고야 말았던 것일까. 그의 가슴 속에 ‘백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여름 무더위에 왜, 하필, 지금 이순신 열풍이 불고 있을까. 명량에서 이순신에게 패한 일본 수군은 장군의 고향인 충청도 아산에 찾아가 쑥대밭을 만들고 이 와중에 장군의 막내아들까지 죽는다.
그런데도 선조는 명량대첩에서 믿기지 않는 승전고를 울린 이순신에게 “소소한 적을 잡은 데 불과하다”며 포상하지 않았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이순신에게 열광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만으로도 이순신을 세월호 이후 국가 대혁신의 모델로 삼을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그동안 내재되어 있던 온갖 사회의 비리와 부패가 연일 터지면서 정작 자신의 허물은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는 지도층 인사들의 행태가 더욱 분노로 치솟고 있는 이유이다. 이순신의 신드롬 뒤에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용기와 지략을 갖춘 지도자의 모습이다.  이순신처럼 사심 없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한 지도자가 현실에 없다는 논리다. 현실 정치를 이끄는 사람들에 대한 배반감과 불신이 영화를 더 보게 되는 이유 일 수도 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는 대사에는 모두가 울컥했다는 게 관객의 반응이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에서 이순신 리더십이 주는 울림이 클 수밖에 없다.
330척의 ‘거악’을 12척이 깨뜨리는 데서 세월호 등을 통해 봤던 우리 사회의 적폐를 물리칠 희망과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감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과 잇달아 터지는 대형사고로 패배감, 무력감에 젖은 우리 사회에 오랜만에 대중이 선망할 만한 승리의 사례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리더쉽이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면서 그나마 위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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