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국내외 PP섬유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서석홍 동선합섬(주) 대표이사(사진)는 이 한마디 말로 앞으로도 끊임없이 전진할 것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그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 대표이사는 현재 회사 운영과 함께 한국PP섬유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용인상공회의소 제7대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쉴 틈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재경향우회의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향우회의 운영도 적극 돕고 있다.
 그는 지난 1973년 동선합섬(주)과 동선모노(주)를 창립한 후 당시에는 독일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전량 수입으로 의존해왔던 폴리에스터 모노 필라멘트사를 완전 국산화하고, 100% 자기상표로 수출하면서 동종업계에서 국내외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다.
 서 부회장의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역경의 연속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는 다니던 회사의 법정관리로 친구와 회사를 설립했으나 경영난으로 각자의 길을 선택한 후 ‘끝까지 해보자’는 집념으로 사업에 다시 뛰어들었고, 회사가 자리를 잡기 이전까지 모든 가족들이 일을 도왔다.
 회사에서 밤을 새우는 것이 다반사였고, 오직 일과 미래를 위한 투자에만 전념했던 시기였다”며 회사 설립 초기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는 상표의 해외시장 등록이 일부 대기업에서만 이루어지던 설립 초기부터 세계시장개척을 위한 수출전략에 역점을 두었고, 시장확보를 위한 신기술 개발과 고유상표 개발로 홍콩,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와 미주, 호주, 중동, 남아프리카까지 광범위한 수출시장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은 PP섬유업계 최초 500만불 탑(87년), 1,000만불 탑(88년), 2,000만불 수출 탑(89년)과 대통령 표창, 이어 2003년 3월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로 이어졌다.
 하지만 PP섬유업계에서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서 부회장에게도 커다란 시련의 시기가 닥쳐온다.
 회사 발전의 전성기를 맞고 있던 지난 1992년 한중 수교로 중국시장이 국내에 진입하면서 국내시장을 독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기에 동선합섬(주)과 동선모노(주) 또한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 부회장은 “당시 대규모 투자로 부채가 많아 회사 창립 후 일생일대의 위기와 만났다.
 그러나 내가 흔들리게 되면 회사 전체가 흔들린다는 생각으로 우선 회사의 불필요한 부분부터 차근차근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2개의 공장을 매각하고, 서울사무소를 부천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불필요한 경비를 최소화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150억원의 부채를 전액 상환했다.
 이뿐만 아니라 재무제표상의 부채는 개인 소유의 부동산을 매각해 50억원을 확보, 회사법인에 25억원을 기부하고, 25억원은 무이자로 전액 시설투자 및 신제품 개발에 투자해 위기를 제2도약의 발판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으나 잃은 것보다 오히려 얻은 것이 더 많았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또한 그 때의 시련이 없었다면 이후 닥친 IMF를 겪으며 더 많은 것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그 때의 위기가 전화위복이 되어 더욱 탄탄한 경영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결국 혹독했던 그 당시의 어려움이 IMF에 대한 예방주사가 된 셈이다.
 서 부회장은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는 “지퍼용 원자재나 가방 끈과 같은 세폭직물 원사로 사용되는 폴리에스터 모노필라멘트사와 P.P.F얀은 그 용도가 다양해 앞으로도 개발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곧바로 자체 연구소에서 기술개발 전담팀 운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후 회사는 국내 최초 산업자재용 섬유인 P.P고강력사 개발, 안전망용 고강력사 분야에서 최고에 오른다.
 그는 “결국 경쟁력은 기술에서 나온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앞으로 첨단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차고 튼튼한 경영을 발판으로 지금의 회사를 부채나 노사분규가 없는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시키며 향우회와 고향의 발전에도 남다른 노력을 아끼지 않는 서석홍 부회장은 일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면서 아직도 새로운 도전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