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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필 무렵에는 친정부모도 못 오게 했다
최종동 기자  |  boo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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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5  10: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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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어디를 가도 감나무 밑을 지나다 보면 하얗게 떨어진 감꽃을 흔하게 본다. 불과 5,60년 전에만 해도 그 감꽃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간식꺼리였지만, 세상이 변해 모든 것이 풍요로운 환경에 사는 요즈음 세대에게는 이해가 잘 안 갈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사실이어서 격세지감(隔世之感)마저 느낀다.
항시 먹을 게 부족했던 당시의 이른 봄이면 산야에 지천으로 널린 새싹들이 대부분 먹을거리였다. 이른 봄, 입안이 붉게 물들 정도로 진달래꽃을 따 먹기도 하고 찔레나무 새순, 삐삐를 뽑아 먹는 등 순전히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 급급했다.
쑥을 비롯해 냉이, 두릅, 취나물, 씀바귀, 민들레, 달래, 죽순 등은 먹거리로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요즈음이야 영양분을 따지지만 당시는 배불리 먹는 것만이 절실했다.
잊혀진 단어가 하나 있다. 보릿고개라 하기도 하고, 춘궁기(春窮期)라 하여 지난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이 나고 햇보리는 미쳐 여물지 않는 5~6월 이맘때면 식량이 모자라서 고통 받던 시절이 바로 보릿고개다. 아직 햇곡식이 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기에 “감꽃 필 무렵에는 친정부모도 딸집에 못 오게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먹을 게 부족해 찢어지도록 가난하게 사는 모습을 친정부모에게 조차 보이기 싫다는 얘기일 것이다.
봄이면 복병(伏兵)처럼 찾아오는 계절의 아픔에 그나마 감자나 나물죽이라도 먹을 수 있으면 형편이 좀 나은 편이고, 칡뿌리나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다 떡을 해 먹으며 연명(延命)을 했다는 것이 우리들의 선조, 아니 70대 이상이면 대부분 겪었던 세대다.
그러한 고통의 세월이 있었기에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른 경제성장이 뒷받침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제성장과 세계무역의 촉진을 위하고, 저개발국의 원조를 위해 발족한 국제기구인 일명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자랑스럽게도 이미 가입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친 후 해방의 기쁨도 잠시, 6.25 전쟁으로 잃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잃었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았다.
가난의 대물림을 하지 않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한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이러한 급성장이 우연히 온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가난하게 살아온 시대가 자극이 되었고,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국민의 근면성에다 ’하면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진 지도자 등 삼위일체가 어우러져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이러한 부모세대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잘 살게 됐다는 것쯤은 지금의 젊은 세대들도 알고서 모든 것을 절약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다. 가난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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