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휴유증, 갈등과 분열로 불신풍조 만연

현재 우리나라의 전체인구 50%가 수도권에 몰려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 금융, 문화 등이 지방과 격차가 심각할 정도로 벌어져 갈수록 지방사회가 빈껍데기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이 수도권 쏠림현상이 가속화된다면 향후 농촌사회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감안, 지방을 살리기에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그치고 있다.
또한 고령군은 일자리 창출사업을 추진하는데 불과 수년전만 해도 인원을 확충하는데 애로가 없었으나, 지금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일을 신청해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마저 근무시간이 단축되는 바람에 월 급여가 줄었다.
고령읍에 사는 김 씨는“그나마 일자리창출사업에 참여하면서 겨우 생계를 유지했는데 이제는 일자리를 얻기도 힘들 뿐 아니라 수입도 줄어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농촌에서 산다는 것은 대도시보다 교육, 의료, 문화 등의 수준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농촌은 오염되지 않은 주변 환경, 삭막한 도시보다 정이나 인심이 넉넉해 그런대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왔다.
그러나 농촌경제가 도탄에 빠지면서 과거의 시골 인심이 실종되고 지방선거의 후유증으로 갈등과 분열로 인한 불신풍조가 만연한 상태다.
고령에는 유별나게 모임이나 단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대로 운영되는 순수한 모임도 있지만, 대다수 사익이 가미된 모임으로 명맥만 겨우 유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크고 작은 모임이든 선거나 사익에 활용하려는 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견 충돌이 일어나다 보면 모임 자체가 흐지부지되고 만다.
이러한 자들이 득실거리는 지역은 절대 화합할 수 없으며, 이를 묵인하고 인정하는 듯한 주민의식이 팽배한 곳에는 발전은 커녕 결국 공멸의 길을 걷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이미 늦다.

대형브로커는 이권이나 선거에 개입해 사익을 챙기는 자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선 갈등과 대립보다 화합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데 선거로 인해 이웃끼리 서로 등을 돌리고 불편하게 지내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산에 사는 이 모 씨는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들이 서로 도와달라고 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선거 후에 본체만체 한다면서 지방선거가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정치인은 매사에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 주민의 혼선을 바로잡아 분열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 화합을 이끄는 사람일 것이다.
민선시대에서 지방선거로 선출된 공직자는 주민을 대표하는 대변자가 돼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 대단한 권력을 가진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거나 공정성을 잃고 사심에 따라 편향성을 가진다면 공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또한 지역발전은 뒷전이고 오직 자신의 영달이나 사익을 위해 편을 갈라 주민을 이간하거나 분열을 야기하는 자가 더러 있다.
선거를 한 번 치를 때마다 갈등의 골이 패이고 선.후배와 이웃간에 선거 후에까지 불편해 지는 원인은 대개 선거가 과열되면서 페어플레이보다 상대에 대한 비방성 인신공격으로 평생 지역에서 쌓은 정을 하루아침에 외면해 버리는 어리석은 자들 때문이다.
선거브로커들로 사익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후보자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특히, 친구나 선.후배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도 서슴치 않고 자행하면서도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대형 선거브로커는 지역에서 단체의 장을 역임한 자가 최소한의 책임의식도 없이 각종 이권이나 선거에 개입해 사익을 챙기려는 자를 말하며, 이런 몰지각한 자들로 인해 지역이 더욱 분열되고 있다.
이러한 자들이 설쳐대는 지역은 절대 화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발전의 걸림돌로 주민 모두가 이에 묵인이나 동조해서는 안된다.
하루아침에 인간관계를 사익 때문에 단절하는 자는 누구에게도 똑같은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자들로 매사에 경계해야 한다.
지방자치제가 국민의 기대 속에 부활돼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화합만이 살길이며, 주민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

지방자치제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후 1952년부터 10년간 실시됐지만, 중앙정부의 통제로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그 후에 1961년에 지방자치가 중단돼 1991년 지방의회 선거에 이어 1995년 민선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돼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화합 없이는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진리다.
현재 자치단체가 자체 수입으로 공무원의 인건비도 주지 못하는 곳도 있으며, 농촌경제에 빨간불이 켜진지가 오래다.
지역민의 화합과 신뢰가 약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추진해도 용두사미로 흐를 공산이 농후하다.
이제는 지도자와 주민 모두가 환골탈태의 굳은 마음으로 과거의 오점을 털고 자치경쟁시대에서 앞서 나가는 고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인으로서 이권 개입이나 청탁보다 지역화합을 위해 역량을 발휘하고 주민은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화합을 이룰 수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어려운 시기인 만큼 정치하는 자들은 과욕을 부리지 말고 주민들의 아픔을 챙기는 자세가 필요하고, 주민들도 마찬가지로 이웃간에 사감을 떨치고 더불어 살며, 주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질 때 공존할 수 있다.
화합만이 살길이고 더 이상 과거의 병폐를 답습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미래발전을 위해 주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