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명 100세 시대는 이제 거부할 수 없이 어느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지금의 노인세대는 젊은 시절 경제개발의 주역들이다. 자기 몸 돌볼 틈 없이 오직 자식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뛰다보니 언감생심 본인의 노후대책이나 변변한 취미활동은 꿈도 못 꾼다. 더구나 노후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고령군은 농촌의 특성상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나마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이 경로당 말고는 마땅한 공간이 없다. 다행히도 노인복지 등 정부차원에서부터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예전과는 달리 관심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고령군 8개 읍.면 경로당은 현재 191개소에 달한다. 각 경로당의 회원수와 시설현황, 운영경비 조달과 운영프로그램을 알아보고 또 독거노인 실태 등 노인들의 실상을 파악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경로당의 기능과 역할의 재정립을 통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그리고 활동 능력이 있는 노인들의 일자리 알선 등 군정에 반영을 목적으로 하고 이번 호는 덕곡면과 쌍림면의 경로당 실태를 심층 취재했다.
                                                                                                              〈편집자 주〉

▶덕곡면·쌍림면 경로당 실태
덕곡면의 경로당 수는 22개다. 현재까지 경로당에 등록된 회원은 남자가 438명, 여자 542명으로 총 980명이다. 이는 평균수명이 여자가 길다는 것을 반영하듯 공통적으로 할머니 회원들이 많다.
쌍림면의 경로당 수는 28개다. 등록된 회원이 남자 521명, 여자 716명을 합해 총1,237명이다. 쌍림면은 고령군 8개읍.면 중 인구가 고령읍, 다산면 다음으로 많다. 등록 노인의 숫자도 다른 곳에 비해 많은 편이다.
덕곡면의 평형별 경로당 면적은 33㎡ 미만이 2곳이며, 33㎡~66㎡ 10곳, 66㎡~99㎡ 9곳, 99㎡ 이상 경로당은 1곳에 불과해 모두 22개다. 이에 비해 쌍림면은 33㎡ 미만이 2곳, 33㎡~66㎡ 16곳, 66㎡~99㎡ 8곳, 99㎡ 이상이 2곳을 합해 모두 28개 경로당이 있다.
1980연대부터 2013년까지 두 곳 공통으로 건축연도가 비교적 오래된 건물이 많아 보인다. 작년에 쌍림면 안화골경로당, 용담경로당 등 몇 곳이 신축했다.
겨울철 난방은 7:3 정도로 전기보일러 보다는 기름보일러가 많은 편인데, 비용 절감 때문으로 보인다.
덕곡면 경로당과 쌍림면 경로당의 사정이 다른 곳과 별반 다르지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방과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소일하지만 노래방기기를 비치해 두고 음악을 즐기는 어르신들도 의외로 많다.
또한 사물놀이 풍물을 갖춘 곳도 여러 곳이며, 발마사지,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곳도 많으며, 특이한 곳은 체중계를 비치해 두고 게이트볼 등 운동으로 체중 관리를 하는 곳도 있다.
고령군의 경로당 운영 지원 기준을 보면 운영비로 개소당 연간 6만원이 지원되고, 난방비는 50만원씩 지원된다. 또 특별연료비는 개소당 70~85만원이 지원되는데, 경로당의 면적에 따라 차등 지원된다.
냉방비는 7~8월 두 달 동안 개소당 10만원이 지원되고, 동절기 난방비는 연간 150만원이 지원되며 1, 2, 3, 11, 12월 5개월 한시적으로 지원된다.
양곡도 지원되는데, 월별로 쌀 20Kg 1포씩(2, 3, 4, 7, 8, 11, 12월간) 연간 금액으로 319,000원씩 지원된다. 양곡은 포당 45,660원(쌀값 43,040원, 택배비 2,620원 포함)이다.
또한 면적별로 연간 운영비 기준을 보면 10평 미만일 경우 362만원, 10~19평은 367만원, 20~29평은 372만원, 30평 이상은 377만원으로 면적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다.

▶독거노인, 덕곡면 187명, 쌍림면 442명
독거노인 숫자를 보면 덕곡면은 187명, 쌍림면은 442명이다. 독거노인을 위한별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로당은 없고, 다만 독거노인들은 경로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경로당별 운영 프로그램을 보면 덕곡면의 ‘찾아가는 어르신 행복프로그램’이 4월 중에 시행 예정으로 있고, 쌍림면은 6월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군노인회에서 시행하는 한글교실에 배우려고 하는 어르신들의 관심이 많고, 또 노래교실, 스포츠댄스, 웃음치료, 합창단, 건강체조 등 취미활동에도 많이 참여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은 것을 실감한다.
그리고 노인대학이나 복지대학에 등록해 젊은 시절 사는 게 바빠서 못했던 것을 하나라도 더 듣고, 보고, 배우면서 시간을 소일하는 어르신들이 이외로 많다. 특이한 것은 어르신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함으로서 첫째는 마음이 즐겁고 또 건강을 챙길 수 있으며, 그 다음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의미가 있어서 일거다득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노노케어 열풍 고령군도 활기차게 시행
(사)대한노인회에서 시행 중인 노노케어 열풍이 지금 전국적으로 번저가고 있다. 노노케어란 노인이 노인을 돌봄을 말한다.
고령군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 시행 중에 있다.
고령군에서는 지난 1월부터 읍.면 직영으로 297명과 노인회 고령군지회 위탁 79명을 합해 376명에게 노인일자리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연중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국비, 도비, 군비를 합해 7억8천만 원 예산으로 오는 12월까지 시행하게 된다.
지난 3월 11일 고령군지회에서는 노인일자리사업 발대식을 시작으로, 어르신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일자리사업은 지역환경정비에서부터 스쿨존 교통지원,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노노케어 사업 등 하는 일이 다양하다.
대표적인 노노케어 사업을 몇 가지 보면 거동불편노인들에게 정서적 지원을 들 수 있다. 안부를 물어보기도 하고 말 상대가 되어 주기도 하며 책이나 신문 등을 읽어주면서 세상 돌아가는 소식도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고민꺼리를 들어주고,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등 할 일은 많다.
이 노인 일자리 사업은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기회를 주고 또 일하는 보람도 있어서 지금까지 부양받는 노인에서 참여하면서 보람도 느낀다. 그러면서 용돈도 벌 수 있고 건강을 챙기는 그야말로 무료한 어르신들에겐 매력 있는 직종이다.

▶경로당은 어르신복지서비스의 거점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경로당의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해 어르신들의 다양한 욕구를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현대사회 구조는 산업화, 도시화, 핵가족화 등 다양한 환경 변화로 인해 사회와 가족 내 노인의 역할이 상실되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소득활동과 가사활동이 대폭 줄어든 노후생활의 여가활동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노인의 경제력 및 교육수준 향상 등으로 여가활동 참여욕구가 증가하고 있다.
경로당은 지역사회 어르신복지서비스 지원을 위한 지역거점으로서 급격히 늘어나는 어르신 인구의 욕구를 체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여가를 보람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급선무여서 자치단체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