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우곡면 예곡리가 고향이며 우곡초등학교를 졸업(1974년도)한 박영득(56) 거산어패럴 대표는 자수성가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7남매의 맏이로서 일찍부터 가족부양의 책임감을 의식해 인근 대도시로 나가 의류관련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는 효심을 발휘했다.
1995년 고가의 의류시장을 타깃으로 여성복브랜드의 모피전문 기업 ‘거산어패럴’을 창업해 일취월장 기업을 발전시켜 모피업계에 중견기업으로 우뚝 섰다. 여기에는 박 대표 특유의 기업경영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모피원단은 100% 수입에 의존한다. 원단에서부터 최상의 품질을 선호하고 또 숙련된 최고의 기술진으로 짜인 임직원들이 연구를 거듭하면서 제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박 대표의 사업장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위치한 거산어패럴을 방문해 기업노하우와 고향에 얽힌 얘기를 들어본다.       
대담/최종동 논설위원

▶고가의 모피의류전문업체 창업동기와 판매처는?
1979년 처음으로 재단기술을 배우면서 섬유산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 후  창업하여 30여 년간 연구 발전시키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성모피의류는 고가의 제품으로 소비층이 비교적 상류층을 겨냥해야 하기 때문에 원단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최고만을 선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입 원단부터 최상급을 선호하고 최고의 기술진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거산어패럴은 자체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주로 백화점에 입점한 유명브랜드에 자신감을 가지고 납품하고 있습니다. 가공 소재들은 토끼털, 머스크랫(쥐), 다람쥐털, 밍크스크랩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대량생산이 아닌 소량, 고가의 의류시장을 겨냥하여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고품질을 지향하는 만큼 재단에서부터 전 공정을 자체 시스템에서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해야 하고 조그만 결함이라도 발견되면 절대로 출고시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주 소비처가 내수지만 최근에는 해외시장에도 진출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과의 공동브랜드를 통해 본격적인 해외시장 수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이 한국인과 옷 체형, 선호도가 비슷하고 부유층들이 많아 제대로 된 옷으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계획입니다.

▶성남에 자리 잡은 동기와 사업 전망은?
서울 반포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했습니다만 성남의 아파트형 공장이 너무 좋아서 이곳으로 이전했습니다.
의류는 일단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아파트형 공장이 의류 제조에는 적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장이 넓고 제품 이동이 편리해 의류 손상을 방지할 수 있어서 리스크가 줄고 대단히 효율적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하역작업 시 다량이라도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잇점이 있어서 지금도 서울의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모피 제품은 고가이지만, 엄선된 원피와 원자제를 사용하고 숙련공이 직접 투입돼 수작업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불량률이 적어서 품질이 확실하고 경쟁률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있어한다.
거산어패럴은 백화점에 납품하는 만큼 A/S도 확실하게 책임진다는 것을 사업의 신조로 삼는다고 한다. 품질은 기본이고 제품 하자와 무관한 A/S 요청도 최선을 다해 깔끔하게 마무리 해주는 센스 있는 업체로 통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추세에 발맞춰 디자인 개발 지원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최신 트랜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장기적인 프랜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어떤 업체도 흉내 낼 수 없는 디자인을 개발해 선보이겠다고 포부도 밝힌다.

▶납품 외에 현장 판매도 하는지?
물론 현장에서도 판매를 합니다. 입소문으로 찾아오시는 손님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아오시는 손님에게는 서비스차원에서 저렴하게 판매하는데, 주로 서울과 인천에서 오시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연간 매출 총액이 20여억 원이지만 그 가운데 10% 이상이 현장판매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산어패럴 제품의 특징은 모피 옷이 겨울의류지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속(모피)과 겉감이 분리돼 겉옷은 봄, 가을에도 입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소비자 저변이 점차 넓어간다고 한다.
모피제품은 비교적 가격대가 높기는 하지만 꾸준한 재품개발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여 소비자들로부터 호감을 갖고 있다.
제품은 업체에서 요구하는 것도 있지만 자체 개발한 디자인을 제안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거산어패럴이 큰 규모의 기업은 아니지만 엄선된 원자제로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날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한다.

▶성남섬유산업미니클러스터협의회 회장으로서 활동은?
제가 성남에 둥지를 틀게 되면서 이 지역 섬유산업의 특징을 속속들이 알게 됐는데, 이런 것이 계기가 되어 섬유산업미니클러스터혐의회 회장직을 맡게된 것 같습니다.
성남에 있는 대다수의 섬유기업들이 소규모 가족 기업인 곳이 대다수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일을 하는데 한계가 있고, 또 가죽, 니트, 모피 등 한 가지의 아이템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섬유미니클러스터 조직이 꾸려진 이상 공동의 협력으로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피분야를 예로 들어보면, 모피의류의 트랜드는 가죽과 니트 등과 접목한 아이템입니다. 이 같은 흐름은 혼자만의 아이템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이것은 섬유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모피와 니트, 가죽과 모피, 가죽과 니트 등 서로 접목하고 융합하는 것이야말로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모피하던 기업이 갑자기 니트 의류를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는 성남의 섬유기업들이 자신의 강점을 서로 접목한다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특히 대학연구소 등 여러 기관에서 도움을 준다면 높은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공동의 브랜드를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현재 섬유산업미니클러스터에 30여 개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서로의 기술을 공유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모은다면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74포럼은 어떤 모임입니까?
1974년도에 고령군에 있는 중학교(고령중, 우곡중, 성산중, 다산중) 졸업생으로 58년 개띠 동갑들의 순수 친목모임입니다. 4년 전에 구성이 되어 초대 서상호 회장이 많은 고생을 하면서 모임을 활성화 시킨 다음에 제가 2대 회장을 맡았습니다.
74포럼 회원들은 재경고령군향우회에서도 중요 임원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현상씨가 지난해 연말에 향우회 사무총장을 맡았고, 대가야리더스포럼 회원, 그리고 각급학교 동창회 실무를 맡은 사무국장부터 대가야산악회 총무, 재무 등 50여명의 회원 가운데 상당수가 고령인을 위한 친목모임에서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하며 헌신하고 있습니다.

▶‘거산’이라는 상호는 누가 작명했습니까?
제가 지었는데요, 아무리 큰 산이라도 나무가 없고 벌거숭이면 보기에도 흉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경우 그 해결책은 나무를 심으면 됩니다. 그러한 원리를 적용, 기업도 無에서 有를 창조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한 계단씩 쌓다보면 거산이라는 큰 산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거산’이라 지었습니다.

박영득 대표는 항시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있다. 우곡면 예곡리에서 태어나 당시는 누구나 먹을 게 항시 부족했던 시대라 보릿고개를 겪으며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인근 도시에서 옷 만드는 기술을 배우면서도 틈틈이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와드렸다. 그래서 박 대표는 타향에 둥지를 틀었지만 한순간도 고향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연어의 교훈을 들려준다. 연어는 넓은 바다를 누비며 일생을 보내다가도 알을 낳을 때는 처음 방류했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곳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마음 찡한 비유다.
현재 박 대표가 사회활동을 하는 단체는 섬유산업미니클러스터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여러 단체다. 기업 본래의 목적인 기업에서 얻은 소득 사회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장애인단체 등에 옷을 기증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성남섬유제조사업협동조합을 통해 50벌을 기증했고, 경기도 장애인 단체에도 50벌을 기증했다. 50벌이면 금액으로 봐도 1천만 원이 넘는 액수다. 판매해서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말한다.
이처럼 생판 모르는 단체에도 기증을 하는데, 이제부터는 기회가 되면 고향을 돕고싶다고 진지하게 말한다. 행정관서나 여성단체 등에서 이웃돕기 바자회 같은 것이 있으면 꼭 연락을 달라고 기자에게 넌지시 말한다. 
박 대표는 현재 고향을 위한 모임에도 많이 참여한다. 재경고령군향우회 부회장을 비롯해 74포럼 회장, 대가야리더스포럼 회원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고향 우곡 봉산리(새까리)에는 친누님이 살고 계시고 4촌 형님도 계셔서 자주 고향을 찾는다고 한다.
박 대표의 가족으로는 부인 장귀애 여사와 외동아들을 두고 있는데, 아들 박윤동 군이 아버지의 사업을 잊기 위해 열심히 후계 수업을 하고 있다. 회사 가족으로는 숙련된 최고의 기술진 15명과 박 대표 내외, 아들, 그리고 예비 며느리가 회사 산림을 맡는 등 오붓한 가족적인 기업이다.
오랜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